용산성당 게시판

깊고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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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3-01-12 ㅣ No.4301

 

   그냥 깊고 푸른 밤 인줄 알았습니다.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을 간직한 평범한 , 그런 밤인줄.

 

예수님께서도 깨어 있으라고 하셨지만  그 이유를

그냥 문자로만 더듬고 있었는데

아니네요.

 

  침묵 가운데, 장막을 둘러 친, 나의 가난이 보이는

그런 시간이기도 하네요.

  

   때로는 고문이기조차한 나의 내면을 보는 시간엔

 낮의 감사와 찬미는 입에 발린 접대용 인것을 알게 되구요.

 

  그래서 밤에, 깜깜한 밤에 더욱 주님과 가깝게 앉아

 그 분과 진솔하게 나를 해부하고 싶은데요.

 보이지 않네요.

 자꾸만 시간이 가고 있는데 두려움만 커지고

 정작 외면하고픈 온갖 것들만 더 크게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높은 곳으로 옮겨와 보니

  하늘이 훨씬 더 가깝구요.

 맘만 먹으면,

  손만 뻗으면  그 분을 뵐 수 있을 것 같은데

  아,  나는 용기가 없습니다.

 

  푸른 빛을 띄는 밤은

새벽을 알리는 기운일텐데

 일어나야 할 시간이겠죠?

 

 아직도 주줓거리고 있는 나는

 또 못난 모습으로 새벽을 맞이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주님,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께 마음 모으는 저를 기억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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