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절망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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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아 [castle] 쪽지 캡슐

1999-06-14 ㅣ No.409

겨울 나무는 절망을 배운다.

 

흔히들 겨울 나무에서 절망을 보지 말고

 

곧 다가올 봄을 생각하며 희망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겨울 나무는 겨울 나무로만 바라보도록 하자.

 

절망은 절망으로만 깊숙이 바라보아야 한다.

 

절망을 섣부른 희망으로 잠재우려 해서는 안된다.

 

겨울 나무에서 발견되는 절망을 '곧 봄이 올테니까'라는 눈가림으로

 

대강 덮어두고 지나간다면 고통은 해마다 겨울이 오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절망이 올 때는, 고통이 닥칠 때는 끝까지 정면으로 부딪쳐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 또 그 절망이 닥친다 해도 두려움이 덜하고 드디어 봄이 올 때

 

그 환희와 기쁨이 훨씬 깊을 것이다.

 

고통이나 어려움이 내게 닥쳐온다면 추락할 때까지

 

내려간다는 기분으로 맞서 보자.

 

그러다 혹시, 저절로 튀어 오를 탄성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은가.

 

- 우리 시대의 동화 2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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