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알 수 없는 여정에 대한 보고서

인쇄

이소령 [avis] 쪽지 캡슐

2000-11-06 ㅣ No.2008

첫날 도착해서의 밤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어떻하라는 거죠? "

 

" 난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않았어요"

 

우리의 인원으로는 프로그램이 진행 안된다며 피정 거부를 받는다.

 

짐을 풀고 우리는 회의를 한다.

 

언쟁이 인다. 기존의 피정프로그램으로 무마할려는 의도가 싫다. 화가난다.

 

참지 못하고 불편한 기색을 표한다. 그 자리에서 떠나버렸다.

 

빛이 없는 어둠의 공간에 덩그마니 앉아 화를 삭혀본다.

 

그리고 한 줄기 희망과 만난다.

 

’서로의 많은 자기속과 타인의 속들과의 충돌이었구나’

 

 

빙고 하나를 외치고 다시 모임 속으로 들어간다.

 

 

갈등을 일으킨 자매가 보이지 않는다. 또다른 진행자의  자매가 나에게 묻는다.

 

"그러면 언니는 어떤 피정을 원했던건데요?"

 

"난 우리에 맞는 피정이었으면 좋겠어 이미 위탁피정이 결렬된 상태라면 우리 치열한

 

내면들이 만나는 우리의 피정 진부한 그대로의 답습은 싫어 그럴거라면 난 차라리 술을

 

마실거야"

 

이미 거부된 피정의 대안  책으로 남자쪽에선 음주를 원했고 그것은 안된다는 여자측의

 

회의였던 터였다.

 

그런데 일단 성당으로 모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우린 미사를 드렸다. 차분한 공간 속에서 각자 정돈된 상태가 되자 신부님이 들어오셨다.

 

가난한 인원으로 부터 피정이 시작되었다.

 

다툼이 인다음엔 침묵의 정리시간이 참 좋았다. 그곳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계신 분을

 

만난다.

 

 

빙고 둘

 

 

사실 신부님이 진행하신 프로그램은 내가 만나본 프로그램이었다. 형식의 비 참신성이 조금

 

은 감정을 시들게 했지만 이 가운데 뭔가를 분명히 만나게 하시는 하느님을 신뢰하면서

 

임한다.

 

자신 내면의 방을 설계하는 프로였다. 형제가 안에 원을 둘러 앉으면 자매가 밖의 원으로

 

에워싼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 설계도를 나누는 프로였는데 처음의 경직된 것과는 달리

 

자신의 내면을 나누는 순간에선 모두 즐겁고 유쾌하게 각자의 방을 보여주었다.

 

때론 문이 없는 설계도도 있었고 모든 공간에 티브를 설치한 내면의 공간도 있었고

 

아무도 자신안에 들어 오지못하게 넓은 정원을 둔 형제의 내면 공간도 만났다.

 

우린 자유자재로 자신이 발견못한 자신의 부분들을 알고 가슴으로 끌어 자신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난 배설의 거의 배설의 방이 많았더랬다. 화장실방 휴지통방 소각장방 나이트방 욕방 내가

 

그려 넣은 방의 종류를 본 한 형제가

 

’어 다 배설의 방들이잖아"

 

몰랐었다. 내가 뭘 원하고 내 상태가 무엇이었는지

 

난 비교적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불만들이 있었는지

 

 

빙고 셋

 

 

청년들 우린 그렇게 외로웠었나보다. 서로의 내면을 토해내고 고민하는 모습속에서

 

그리스도의 위로가 느껴진다.

 

한참 진행되었을때 디도 신부님이 오셨다. 우린 모르고 있었는데 우리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 보고 계셨던 것이다.

 

워낙 검은 공간에 검은 사제복이 눈에 안띄었던 것이다.

 

문득 신부님을 뵙는다. 이상스레 아버지 같단 푸근한 느낌이들었다. 신부님은 우리에게

 

인사만 남기시고 나가셨다.

 

아비의 마음이 신부님을 통해 드러나셨나보다.

 

일단 봇물이 터진 자신들의 상처 받은 내면들은 시간의 통제를 잃어버렸다.

 

모두 돌지 못하고 신부님께서 중지를 선언하신다. 시간이 꽤 지났나 보다. 우린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자신속의 나와 타인 속의 그가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아쉽게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손으로 하는 축구와 탁구의 스포츠를 선택해 우리들은 피튀기게 게임에 임한다.

 

어린아이와 같다. 열심히 축구에 몰입하고 탄성지르고 열광하는 우리들 또다른 우리들의

 

모습 이었다.

 

난 몰래 신발을 신고 산책을 결심한다.

 

멀리도 안가서  자연과 만난다.

 

달이 예쁘게 떴다. 와 - 가을 밤하늘은 천상의 화면인듯

 

넓은 잔디가 있었다 그리고 갈래가 여럿이지만 한그루인 은행나무가 서 있다.

 

신발을 벗고 양발을 벗었다. 저녁감촉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작은 조명에 서있는

 

성상에 조배를 하고 난뒤 자유를 얻는다. 잔디 처음부터 데굴데굴 지칠때까지 굴러본다.

 

그리고 대자로 누워 하늘을 본다.

 

 

피정 -

 

 

자연과 하늘과 사람과 공간에서 느껴지는 자유 난 이미 날개를 달았다.

 

문득 회합시간에 대한 생각이 든다. 주섬주섬 신발을 챙기고 교육관 안으로 들어선다.

 

술자리를 위해 돈을 걷었던 효과가 일기 시작했다.

 

잠시 주춤하고 술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 하고 그역시 하늘에 올려 놓기로하고

 

숙소에 올라갔다.

 

그리고 지하 강당에 술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정보가 들어온다. 같이 자는 언니를 끌고 지하

 

강당으로 들어선다. 왕후의 세례명을 가진 그 언니는 성체에 특별한 신앙을 가진 언니였다.

 

결혼을 하기 원하는 그 언니는 남자의 무례함에 상처가 많은 언니였다.

 

술자리를 접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언니를 꼬셔 술이 있는 장소로 향한다.

 

와----

 

술자리에 들어 선 나는 너무 놀라버린다. 여백이 많은 넉넉하고 큰 공간에 사람들이

 

소박하게 술자리를 마련했는데 성가가 은은히 울리고 있었더랬다.

 

그리고 빨간 벽돌엔 사랑합니다 라고 써 있지 않는가

 

울컥 감동해 난 그만 마구 달려가 벽을 안아 버린다.

 

뒤에서

 

"누나 거기가 아냐 여기가 술자리라고"

 

 평소 각박했던 술자리만 만났던, 그래서 늘

 

죄스러웠던 술자리 분위기가 아녔다.

 

우리는 거취된 작은 돈으로 통닭과 과자와 술들을 사와 서로 맛있는 부분들을 나누며 술을

 

먹는다.

 

낯선 사람들이 참가한 관계로 자기 소개시간이 되자 음악이 끊긴다. 좀더 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할 수있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2의 배려였다.(왜 그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2인지는 나중에 나온다.)

 

사람들의 진솔한 소개들이 이어지면서 우린 서로를 그렇게 알아갔다. 나중에

 

’피정에 술은안된다’

 

고 반대한 자매들도 내려와 시간을 같이 한다.

 

 

빙고 추가요

 

 

그리고 걸죽한 살레시오 신부님의 등장이있었다.

 

난 왜 신부님들만 보면 싸움을 거는 걸까? 아마 내 속에 그리스도에 대한 열망함이

 

사제에게 투영되는가 보다.

 

신부님과 싸웠다. 정확히는 어떤 남자와 싸웠는데 그는 예의가 없었다. 아무리 내가 거칠게

 

대하더라도 반말로 인격을 깎아내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

 

내가 그를 그렇게 작용하게 했는데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

 

 

빙고 완샷!

 

 

자리가 거칠어질 듯 싶어 피해버린다.

 

그리고 잠자리에 든다.

 

 쓰다 왜 난 그가 그리우면 이렇듯 밤이 쓰디 쓴지 모르겠다

 

 

다음날 아침

 

여덟시 미사에 참석 찬양과 기도로 하루를 연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나와 갈등을 일으킨 그 형제는 밤새 고해성사를 했다한다.

 

내면이 치열하였던 만큼 거칠었었나보다. 나역시 그러하니까

 

 동질성의 위험함 발견

 

 

 

아침에 본 그 잔디밭은 정말 아름다웠더랬다. 아침밥을 먹고 산책으로 나간 그곳에서’

 

 

 

품는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가을색!

 

 

 뭐라 표현해야 하는가?

 

 

 가을들판 누런 빛깔의 벼와 닮은 잔디색에 포근한 광야를

 

연상케 하는 넓은 공간

 

 그리고

 

 

 한

 

 

그루의 나무!

 

 

 

 우린 그 나무 주위로 모아섰다.

 

공을 가지고 나와 장난스레 공놀이를 하는 형제들 그리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2를 만난다.

 

아마 그 나무 밑에서 우린 가을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야기 끝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2를 장난스레 연출했다.

 

나무의 상처를 내가 연기했고 그 나무에게 용서를 구하는 몫을 그 형제가 맡았다.

 

파란 하늘과 넓은 잔디벌판에 현란한 낙옆 색깔 밑에 형제가 나무를 안고 있는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겸손한 빙고 빙고 빙고

 

 

 

이곳 살레시오 수녀님은 참 재미있다.

 

신발에 목숨을 건 수녀님이 한 분 있었는데 번번히 청년들이 수녀님의 신발을 신고

 

움직였던 것이다.

 

다른 신발을 신음직도 할텐데 끝까지 어디고 뒤져서라도 그 신발을 찾아내는 귀여운 수녀님

 

발견한 청년에게는 등을 마구두드리면서 내 신발내놓으라신다. 맨발의 장난끼 그득한

 

수녀님

 

사실 나도 그 수녀님 신발을 신었던 전과가 있던 터라 다른 청년의 실수가 무척 재미로 다

 

가선다.

 

그리고 수사신부님도 장난 아니게 재미있다. 비록 술자리에 다툼은 있었지만 그게 어디

 

다툼이겠는가 치열한 알맹이들의 만남이라고 난 믿는다.

 

신부님은 시장통에

 

 ’골라골라 며느리도 고르고 사모님도 고르고’ 하는 그 시장통의 목청과

 

닮아있다. 맨 처음 그 목소리가 재밌어서 모든 말들에 웃었던 죄송한 기억이있다.

 

나중에 목소리에 관해 여쭤보니 많은 사람들의 피정을 담당하다 보니 그러하다고 했다.

 

신부님은 몸보신을 해야할 듯 싶다. 몸을 아끼지 않고 밤낮 고해성사하고 사람들을 추스리

 

느라 자신의 목가는 것을 살피지 못하고 계셨다.

 

 

슬픈 빙고 하나

 

 

 

 

파견미사

 

빨간 실이 신부님에게로 부터 나갔다.

 

" 자 이 실타래를 마음에 있는 형제나 자매에게 던지세요"

 

실의 처음을 신부님께서 잡고 우리는 실타래를 던져 서로 주고 받았다. 마치 그 실이

 

그리스의 피로 짜여진 그물 같단 생각을 한다. 조용한 가운데 짧은 생각 그리고 실타래

 

움직이는 소리가 스르륵 스르륵

 

한번 두번 ............

 

와-----하

 

무척 아름다운 그물이 공간에 짜여진다. 웃 아름답다. 그렇게 짜여진 그물을 사람들이

 

허공에서 흔들어 보인다.

 

관계 서로의 내면에서- 보여지는 그물로 형성된 관계! 우리는 같이 오지 못한 청년들이

 

아쉬어진다.

 

이렇게 달콤한 음식을 청년들은 왜 모를까?

 

각기 이 미사를 같이 봉헌할 사람들을 나눌때 많은 입에서 오지 못한 청년들과 함께 하고

 

싶단 지향을 얹었다.

 

 

 

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빙고

 

 

 

 

 

여정의 후기

 

미사전에 창문을 열어봤더니 파란색지붕을 만났다 그리고 그 지붕에 끼어진 때낀 축구공을

 

발견했다. 신발을 벗고 지붕을 딛는다. 지붕이 약했다 아마 지붕의 연결부분인듯 싶다.그래

 

도 아슬아슬하게 공을 주웠다. 그리고 떠나기 전 신나게 놀아버렸다.

 

 

밥이 맛이 있었다.

 

정성스레 준비해주시는 음식의 손결 맘결을 느낀다. 모이와 진정 식사의 차이를 느낀다.

 

 

감사합니다. 우리의 식사와 설거지를 해 주셨던 분들 그리고 수녀님 신부님

 

 

우와 세상 나가기 싫다. 그리고 난 수녀님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았다. 나만이

 

아닌 몇 자매와 형제도 함께 보았다. 정말 신기한 일이였다.

 

 

참 토마 선생님 피정 처음 여정에 만났던 반가운 손님이란거 아세요? 편지 꼭 쓸게요.

 

건강하신 모습 보기 좋아요. 우리나라국방은 아름다워요 호호호

 

이상 알 수 없는 여정에 관한 보고서 끄으으으으으읕



3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