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조카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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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숙 [clara250] 쪽지 캡슐

1999-04-10 ㅣ No.565

야근을 하고 귀가할 때, 피곤할 때 '이모!''고모!'하며 달려드는 조카들을 생각하면 난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 하다. 사랑스러운 나의 조카들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싶어요.

 

@ 김진영(생후 15개월, 작은 언니네 둘째아이)

  남자아이같지 않다. 귀엽다. 하얗다(핏기가 없다). 혹시 허약체질은 아닐까 걱정이 되지만 워낙 부모가 미니사이즈이기 때문에 (그러나, 식욕이나 건강상태는 누구 못지 않음) 괜찮을 듯하다. 여자아이처럼 한 쪽 팔을 좌우로 흔들면서 뛴다. 텔레토비에 '햇님아가'화면이 나오면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한다.(난, 이 모습이 가장 사랑스럽다.)

   

@ 정지윤(생후 18개월, 오빠네 첫아이)

  생후 18개월? 믿겨지지 않는다. 지윤이의 외사촌인 민준이 4-5세때의 옷을 빌려입는다. 내가 PC작업을 하고 있을 때는 식탁의자를 자기힘으로 끌고들어와 내 옆에 자리를 차지한다.  이 순간 나는 이 아이가 아이 맞나?하는 깊은 의문에 빠진다. 엄마가 김현정노래만 부르면 너무너무 귀엽게 춤을 춘다. 물론 9시뉴스중에 일기예보나 주가정보가 나올 때 흘러나오는 음악에도 춤을 춘다. 아참, 며칠 전부터 스스로 김에 밥을 싸먹을 줄 안다. 지윤이랑 밥 먹을 때 김을 먼저 다 먹으면 식탁의 평화가 깨진다.   

 

@ 김찬영(4세, 작은언니네 첫아이)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다.. '정 때문에'방영시 전회를 못 보았을 경우 나에게 스토리를 설명해주기도 했다. 물론 드라마음악에도 조해가 깊다. '보고 또 보고'노래가사를 모두 외워 춤을 추면서 신나게 부른다. 물론 뭐라고 부르는지 아무도 알아들 수 없다. 표현력이 대단하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일몰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 해가 우리집으로 들어오려고 해!",  자기모습이 비춰진 동생 진영이의 눈동자를 보고 "엄마, 진영이 안에 내가 있어!"... 정말 귀엽다. 오이무침 양념에 비벼놓은 밥을 매우 잘 먹는다.   

 

@ 황윤진(8세, 큰언니네 둘째아이)

  롱다리, 보조개, 쌍꺼풀, 건강한 피부색(깜장색).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 웃거나 기침, 하품을 할 때면 항상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아주 교양있게! 김치, 미역국을 좋아한다. 나의 유일한 피아노연주곡인 '젓가락행진곡'을 가르쳐주었는데, 이모를 한 연주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추가곡을 요구하면 난 이제 끝장이다. 달마다 학급회장이 있는데 윤진이는 5월회장이되었다. 어린이날에 스승의 날까지...우리 언니랑, 형부는 이제 큰일 났다.

 

@ 황태순(14세, 큰언니네 첫아이)

  조금 있으면 이모랑 키가 비슷해 질 것 같다. 첫 조카라서 귀여움 많이 받았었다.(과거형임이 중요) 어렸을 때 미니카를 좋아해서 우리 아빠가 돈을 주면 태순이 손을 잡고 답십리 3동 태양아파드단지 내 한아름문구점에 가곤 했다. 그런데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면 이 녀석이 바지를 잡고 항상 하는 말  "이모! 쉬, 쉬" 뜨아! 길거리에서 나보고 어쩌라고. 어떻게 대처했었는지 말하고 싶지 않다. 이런 태순이가 중 1, 청소년이되었다. 질풍노도, 주변인의 시기!,  학원에서 괴외학습하고, PC앞에 오래앉아있고, 가족단위 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려 하는 등 일반적인 청소년들의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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