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농부의 마음 |
---|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부탁 좀 드리려구요.
얼마 전에 직장에서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어설픈 농부가 되었지요.
무공해 야채를 먹겠노라고 상추와 열무를 심은지 오늘로 일주일
오늘 아침에 농장(?)에 갔더니 비가 오지 않아서 뾰족이 고개를 내민 어린 놈들이 열 손가락안에 들 정도였지요.
어린시절에 가뭄이 들면 농부이셨던 아버님의 긴 한숨 소리에 " 하느님! 제발 비 좀 내려주세요"라고 기도했던 기억들이 얼치기 농부가 된 요즈음에는 더욱더 간절함으로 다가오는군요.
삐죽이 고개를 내민 녀석들의 모습은 왜 그리도 이쁘던지....
모든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하느님의 섭리하심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군요.
가느다란 줄기에 손톱보다 더 작은 잎사귀들이 뜨거운 태양에 눈이 부셔하기에 물을 뿌려주고 왔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고, 비만 뿌려준다면 더 없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노심초사 자식을 키우는 어버이의 마음이 이러할 것이고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크신 사랑이 이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논리의 비약이라고 욕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조그마한 떡잎이 자라면 놀부처럼 저혼자 먹지는 않고 나누어 드릴 예정이오니 제발 " 비 좀 내려주십사"하고 기도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꺼?
열무로 물김치 담가 먹고 상추로 쌈밥 먹는 그 날을 위하여....^.^
비오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