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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를 갔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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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덕 [cst66] 쪽지 캡슐

2006-07-01 ㅣ No.5304

 

동해를 가다


석 달 만에 어렵게 서로 날짜를 맞춰서 다섯 부부가 동해 속초로 달렸습니다.

간단한 얇은 이불 세 개를 더 넣고 아이스박스에 맥주 몇 병과 양념 돼지갈비, 과자, 물 등을 넣고 가니 이웃들이 수박과 쌀 감자 등등 여러가지 주,부식들을 가져왔습니다. 약속한 콘도에 도착하여 월드컵 응원을 하기위해 거실에 모두 모여 티비를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몇은 주무시고 나도 잠간 졸고 있는데 소리를 질러 일어나 보니 우리 팀이 한 골을 먹었습니다. 그 때부터 잠이 깨서 열심히 응원을 하여 우리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쳐댔지만 주심의 편파적인 심판으로 우리는 16강에서 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밤을 꼬박 새운 보람이 없이 너무 서운했습니다. 일찌감치 동명항으로 나갔습니다. 새벽 배가 들어오긴 했으나 해물들이 풍성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징어와 이것저것 회를 사고 오징어 한 박스를 더 산 다음 찌개거리를 담아 돌아와서 맛있는 조반을 해 먹었습니다. 물 없이 속을 다듬지 않고 익힌 오징어순대는 정말 맛이 일품 이였습니다.

 

 

모두 졸려서 잠시 잠을 자고 점심을 먹은 뒤 덕구온천으로 향했답니다.

가다가 불에 탄 낙산사를 들려 아름답던 낙산사를 그리며 화마에 그을린 아름드리 소나무 둥치들을 보며 한 줌 재로 사라진 거대한 역사 속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 갈매기 같았습니다. 어서 빨리 재건되기를 기원 드렸습니다.

 

 

 

내려오며 다시 추암 촛대바위를 거쳐 하조대에 들려 대학시절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던 추억을 되살립니다. 사람들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분홍색 해당화 열매를 땁니다. 그냥 두면 오래 볼 것을 왜 그리 이기주의들인지 안타깝습니다.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가득한 길을 따라 내려오며 맑은 바닷물을 배경으로 멋진 바위들이 장관입니다.


 

 

덕구온천에 짐을 풀었습니다. 속초보다 넓은 방이 시원합니다.

저녁을 챙겨먹고 모두 온천으로 갔습니다. 따스하고 시원한 물에 담그니 피곤이 다 달아납니다. 잠이 마구 쏟아져 사람들이 얘기들을 하는데 방에 들어가 쓰러져 잠들어 버렸습니다.


 

다음날 일찍 죽변항으로 갔습니다.

오징어배가 싱싱한 오징어와 대구 등을 내립니다. 우루루 사람들이 모여 경매를 합니다.r대구 한 무더기를 사고 오징어를 사서 조반을 맛있게 먹엇습니다.

 

주일날이여 주일 미사를 참석하려 동네 중학교 체육관으로 갔습니다. 마침 울진 죽변 북면지역 세 구역 성당이 합동으로 미사를 올려 색다른 미사를 드렸습니다. 급하게 떠나느라 반바지에 슬리퍼만 신고 간 남편은 호텔직원에게 신을 빌려 신고 친지의 바지를 빌려 입고 양말을 빌려신고 그런대로 성의껏 미사 참례를 했습니다.  친절한 형제자매들과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게 해 주신 주님꼐 감사를 드렸습니다.

 

남은 음식들을 정리하여 점심으로 먹고는 불영계곡을 달려 아름다운 산과 계곡에 취해 탄성을 올리며 돌아옵니다. 온 천지가 싱그럽고 밤꽃 향기로 가득하며 정겨운 사람들의 대화로 긴 여행이 아쉽게 끝을 맺습니다. 같이 간 남편들의 배려와 친절하고 너그러운 부인들의 섬세함으로 알뜰하고 즐거운 기도하는 여행을 할 수 있어 참으로 고마운 여행이였습니다. 이런 여행을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다시 또 하고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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