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어느 가울날에

인쇄

옥복이 [okby] 쪽지 캡슐

2006-11-05 ㅣ No.5597

 매월 첫주 금요일이면 우이동 산자락을 돌며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위대하심에 그저 감탄한다.

예수고난회의 명상의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매월 남편의 배려로 태워주었는데 더위도 가시고 낙엽도 밟고파 일찌감치 나섰다. 입구에서 수사신부님께서 직접 운행하시는 차량을 이용하자고 붙잡는 할머니들의 권유도 뿌리치고 천천히 기도하며 가는데 차로 올라가던 동승하자고 청하던 자매님, 수사신부님의 청을 거절하고 30여분의 산책을 택하였다.

 

 성체 현시 시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외딴 곳으로 가서 쉬라(마르 6,31)고 하신 말씀대로 우리도 일상생활을 탈피 해 명상의 집에 머무르게 하는 은총을 입었다는 신부님의 말씀처럼  성경말씀이 이루어졌다.

 

매월 개방의 날을 기다려 매번 참석한다. 이곳의 하루는 여유있어 좋다.

성체현시 시간의 성체 조배

 고해 성사와 면담 그리고 자유시간

 맛난 국수 잔치

 수사님들의 강론

 미사

 북한산 산기운을 만끽하며 기도하고 조용히 책도 읽고

동행자가 있어도 좋고

혼자만의 시간도 좋고

 

오늘 강의 시간에는 [영성 생활과 기도] 에 관한 아드리아노 신부님의 특강이 있었다.

'영성' 이란 단어는 왠지 어려운 단어인것같다.

전례의 영성, 나눔의 영성, 찬미의 영성, 기도의 영성 등 우리가 기쁨을 느끼며 하느님과 가깝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영성의 삶이라 한다. 사람의 수 만큼 많은 영성 중에 하나를 정해 하느님과의 관계속에서 매진해 보면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게 된다고 한다.

특히 잊음의 영성을 살기를 권하셨다. 걱정거리, 용서하지 못하는 것등 마음의 상처는 잘 잊혀지지 않는데, 하느님께 온전히 맡김으로 좀 여유로움을 갖는다.

 

영성생활의 기초는 '기도'이다.

우리 교우들의  가장 어려움은 기도 생왈을 못한다는 것이 이구동성이다.

기도를 한다고는 하지만 분심때문에 쉽지 않다고 한다.

삼종기도, 묵주기도, 화살기도, 감사기도, 청원기도, 식사전후기도, 영성체등 많은 종류의 기도를 일상 중에 하고 있다.  기도중의 기도는 미사이다. 그래서 우리신자들은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기도생활을 하는 셈이다.

기도를 하나의 산으로 본다면 산 밑바닥에는 분심이 깔려있다. 분심 자체도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영성체험이고 기도자의 영원한 친구이다.

기도할 때는 깊어지고 고요해지기 때문에 낮은 내면의 분심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기도중의 분심을 없애기보다는 그 분심자체를 즐기고 그 분심 중에 기도함으로써 분심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셨다.

 

강의를 듣는 내내 '그래 맞아,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걱정 하나를 덜었다.

분심을 이유로 기도 생활을 기피하던 나에게 따끔한 일침이었다.

 

미사시간에는 위령의 달을 맞이하여 연도까지 한목소리로 바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거룩한 하루였다.



85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