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사제를 위한 기도를 매일 드려야하는 마지막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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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영 [magnificat] 쪽지 캡슐

2005-01-07 ㅣ No.3861

(평화신문 2005년 01월 09일 제805호에서 발췌)

 

 

까만 침묵 속에 혼자 드리는 미사

 

미사 봉헌 중 전기가 나갔다.

말씀을 읽을 수가 없어서

말씀을 듣지도 못하고 드리지도 못하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까만 침묵이

이것은 오늘 새벽 꿈이었다.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은퇴 후 첫주일 혼자서 봉헌했던 미사였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벽과 함께" 드린 미사

신자들로 꽉 들어찬 성당의 거룩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신자들 기도소리도

아름다운 성가 소리도 없는 정적!

 

그것은 게쎄마니에서 피땀 흘리시는며 드린 애절한 기도와

골고타 십자가 위에서 외치신 죽음의 절규에도

아무런 응답없이 처절했던 침묵마냥

그런 침묵의 미사였다.

사제 혼자 바치는 성무일도도 개인기도가 아니고

혼자서 드리는 미사도 교회와 함께 드리는 공적 전례이기에

외롭거나  슬프게 봉헌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어찌모르랴?

 

사제도 육체를 지닌 인간 실존이기에

고독한 침묵을 벗어 버리기가 힘든 것일뿐

침묵 속에 드리는 고요한 미사가

얼마나 감격스러웁고 감사로운가!

 

그 고독 속에 주님 현존하시고

그 침묵 속에 주님 만날 수 있기에

그 외로움 속에 신자들 함께 하는 교회가 있음에

그 까만 침묵이 감격스럽고 행복 한 것이어라.

 

까만 침묵 저 건너 높은 곳을 바라보며

더욱 정성스럽게 혼자서의 미사를 준비하고

오늘도 그런 미사를 감사로이 봉헌하는 것이다.

(대전교구 은퇴 신부님 김동억) 

 

 

신부님의 글을 읽고

 

신부님 그래도 당신께서는 오직 한 분을 위한

삶을 사셨으니......

 

저는 말로는 주님의 삶을 산다고 하면서도

저의 삶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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