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지난 5월 성모의밤을 밝히며...(제가 써놓은 시였답니다... 부디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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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탁 [hanmari] 쪽지 캡슐

2007-10-21 ㅣ No.7733

당신의 이름에선
사색의 웃음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납니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남빛으로 넘실대는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습니다.
 
 
손때로 기워진,
꽃골무 속에
소복히 담겨져 있는
유년의 추억에
당신의 재빛 가리마 같이
한갈래로 난길을...
 
 
나의 연두갑사 저고리에
끝동을 다는 따사로운 손길로
까만 씨알 품은
어머니의 향기,
 
 
바람에 흩어진다...
 
 
밤새워 부르튼 입술과
숯검정 먹은 가슴으로
토해내는 깊은 영혼의 핏줄,
 
 
마구 찍어낸 원목
그 거친 결속에 숨어있는
한없이 뜨거운 숨결은,
뚝뚝 떨어지는 생목의 향기되어
아무도 눈여겨 보지않는 땅에서도
태양과 노을을 받아 안고,
이토록 우거진 녹음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그리움은 
끝없는 기다림으로
안으로 안으로 냉담의 그림자와 엉켜
피가 되어 흐릅니다.
 
 
연시 감빛,
작은 촛불이 녹아 타오르는
불빛의 겸허도,
저 깊은 뜰에 심어진 단 한마디 견고한 심지,
 
 
뜻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여도
저희 어찌 당신의 사랑을 헤아릴수 있으리이까!
 
 
타다가 꺼지는
우리들의 신심속에서...
 
 
오래된 기도서의 빛바랜 책장처럼,
고단하고도 지치지 않는 순례자의 황토길처럼,
마른 손바닥!
어머니의 손으로 사랑이 흐르네.
 
 
망각의 나뭇잎 떠내리는
어릴적 황홀한 꿈,
어머니를 못 닮은 저희들의 세월속에
연민으로 쓰다듬는 따스한 손길...
 
 
별밭에, 꽃밭에,
슬픔의 이슬 맺히는 세월,
저희들의 원함은 너무 커
어머님의 손은 야위워만 갑니다.
 
 
이밤, 휘날리는 촛불 사이로
고요히 내 혼에 불을 놓아,
우리가 닮고 싶은
고운 님이여!
 
 
 
 
 
참고로 이 시도 헌정만 해놓고 그날 마침 바쁜 관계로 참석치 못하는 죄를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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