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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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9-12 ㅣ No.5157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22/09/28

 

가끔 살다 보면, “성당에 가면 돈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루카 9,57) 라고 말하자, 예수님께서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58) 라고 답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청한 사람의 숨은 의도를 보시고, ‘나는 너에게 물질적 현세세계에서 부귀영화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라고 답하신 듯합니다.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59) 라고 주님의 부르심에 답한 사람에게는,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60) 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현세를 살아야 하는 우리는 먹고 사는 것이 먼저고 성당은 그다음.’이라고 답하기보다는, ‘나와 우리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어려운 이웃도 돌보며 서로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61) 라고 주님의 부르심에 답한 사람에게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62) 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세상에 좋은 것 중의 하나라든지, 이해타산을 따져 현세와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적당히 사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하시는 듯합니다.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나는 왜 무엇 때문에 주님을 따르는지. 또 내 생활의 여러 가지 중에 얼마만큼 몇 번째 선택 기준으로 주님의 말씀에 비중을 두고 지키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 충실하고 신실하게 주님을 따르고 있는지 점검해 봅시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믿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지? 내 실제 생애에 있어, ‘예수님을 따른다.’라고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실제로 생각해 보면, 주 예수님을 안 믿어도 되는데 굳이 믿어가면서, 갖가지 제약과 짐을 떠맡고 있는 것이라고 여길만도 한데, 그래도 기도하고 믿고 따르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을 넘어서는 영원이 있음이요, 현실의 한계와 제약을 넘어서는 무한함이 있음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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