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세친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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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섭 [jayhan] 쪽지 캡슐

2003-06-28 ㅣ No.4006

 

세 친구가 있었습니다.

 

세 친구는 정말 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말이 없는대신 다른 두 친구들이 정말 힘들때면 어김없이 와서 도와주는 친구였습니다.

 

다른 한 명은 말도 많고 외성적이고 하지만 마음은 두 친구들을 사랑했습니다.

 

마지막 한 명은 평범했지만 세 명중에서 가장 마음이 따뜻했고 나머지 두 친구들을 자기보다 사랑했습니다.

 

어느 날 평범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친구는 다 제쳤놓고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말많은 친구는 평범한 친구의 관을 보자 어느 누구보다 서럽게 울었습니다.

 

마치 자기 부모가 돌아가신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 슬프게 울었습니다.

 

말없는 친구는 그냥 덤덤히 서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소곤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친하다면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냐고...정말 저 슬피 우는 친구가 친구답다고.

 

거의 1시간동안 말많은 친구는 실신할 정도로 울었고 말없는 친구는 계속 서있기만 했습니다.

 

둘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말없는 친구가 "요기라도 하려 가자."

 

둘이서 식당으로 향할 때 말없는 친구가 약국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말많은 친구는 어디가 아픈가 하고 같이 들어갔습니다.

 

놀랍게도 말없는 친구의 두 손바닥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얼마나 손을 꽉 쥐었는지 손톱이 손바닥을 뚫은 것이었습니다.

 

피는 손바닥뿐만 아니라 팔에 흘려 온통 피투성이었습니다.

 

그가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핏물이었습니다.

 

너무 슬프면 눈물이 아니라 핏물이 흐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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