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어쓰기

23장1절 -29장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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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데레사 [hbrl] 쪽지 캡슐

2007-03-09 ㅣ No.2103

 

욥의 일곱째 담론

 

23장

 

하느님의 부재

 

1  욥이 말을 받았다.

 

오늘도 나의 탄식은 쓰디쓰고

신음을 막는 내 손은 무겁기만 하구려.

 

아, 그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알기만 하면

그분의 거처까지 찾아가련만

 

그분 앞에 소송물을 펼쳐 놓고

내 입을 변론으로 가득 채우련마는

 

그분께서 나에게 어떤 답변을 하시는지 알아듣고

그분께서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하련만

 

그분께서는 그 큰 힘으로 나와 대결하시려나?

아니, 나에게 관심이라도 두기만 하신다면,

 

그러면 올곧은 이는 그분과 소송할 수  있고

나는 재판관에게서 영원히 풀려나련마는,

 

그런데 동녘으로 가도 그분께서는 계시지 않고

서녘으로 가도 그분께서는 찾아낼 수가 없구려.

 

북녘에서 일하시나 하건만 눈에 뜨이지 않으시고

남녘으로 방향을 바꾸셨나 하건만 뵈올 수가 없구려.

 

하느님의 현존

 

10  그분께서는 내 길을 알고 계시니

나를 시금해 보시면 내가 순금으로 나오련마는.

 

내 발은 그분의 발자취를 놓치지 않았고

나는 그분의 길을 지켜 빗나가지 않았네.

 

그분 입술에서 나온 계명을 벗어나지 않았고

내 결정보다 그분 입에서 나온 말씀을 더 소중히 간직하였네.

 

그러나 그분은 유일하신 분, 누가 그분을 말릴 수 있으리오?

그분께서 원하시면 해내고야 마시거늘,

 

나에 대해 결정하신 바를 마무리하시리니

이런 일들이 그분께는 많기도 하다네.

 

그러나 그분 앞에서 내가 소스라치고

생각만 해도 그분을 무서워할 수 밖에.

 

하느님께서는 내 마음을 여리게 만드시고

전능하신 분께서는 나를 소스라치게 하신다네.

 

정녕 나는 어둠 앞에서 멸망해 가고

내 앞에는 암흑만 뒤덮여 있을 따름이네.

 

사회의 불의

 

24장

 

1  어찌하여 전능하신 분께는 시간이 없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분을 아는 이들이 그분의 날을 보지 못하는가?

 

사람들은 경계선을 밀어내고

가축 떼를 빼앗아 기르며

 

고아들의 나귀를 끌어가고

과부의 소를 담보로 잡는데

 

가난한 이들을 길에서 내쫓으니

이 땅의 가련한 이들은 죄다 숨을 수밖에.

 

그들은 광야의 들나귀처럼

먹이를 찾아서

일하러 나가네.

그들에게는 사막이 자식들을 위한 양식이 있는 곳.

 

그들은 들에서 꼴을 거두어들이고

악인이 포도밭에서 남을 것을 따 들이네.

 

알몸으로 밤을 지새네. 옷도 없이,

추위에 덮을 것도 없이.

 

산의 폭우로 흠뻑 젖은 채

피할 데 없어 바위에 매달리네.

 

그들은 아버지 없는 자식을 젖가슴에서 빼앗아 가도

가련한 이가 위에 걸친 것을 담보로 잡는다네.

 

그들은 알몸으로 옷도 없이 돌아다니고

굶주린 채 곡식 단을 나르며

 

돌담 사이에서 기름을 짜고

목마른 채 포도 확을 밟는다네.

 

성읍에서는 사람들이 신음하고

치명상을 입은 이들이 도움을 빌건만

하느님께서는 이 부당함에 관심도 두지 않으시는구려.

 

빛의 적들

 

13  이들은 빛의 적이 딘 자들,

광명의 길에 익숙하지 않고

그 행로네 머무르지도 않는다네.

 

살인자는 새벽같이 일어나

가련한 이와 가난한 이를 살해하고

밤에는 도둑처럼 된다네.

 

땅거미가 지기를 노리는 간음자의 눈,

'어떤 눈도 나를 못 보리라.' 생각하며

얼굴에 가리개를 쓰네.

 

도둑은 어둠 속에서 남의 집에 침입하고

낮에는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니

빛을 알지 못한다네.

 

저들 모두에게는 아침도 암흑이니

암흑의 공포에 익숙하기 때문이네.

 

악인의 운명

 

18  그는 삽시간에 물 위로 떠내려가고

그의 토지는 이 땅에서 저주를 받아

그는 포도밭 가는 길에 들어서지도 못하네.

 

가뭄과 더위가

눈 녹은 물을 빼앗아 가듯

저승도 죄지은 자들을 채 가 버리네.

 

모태조차 그를 잊고

구더기가 그를 빨아 먹네.

아무도 그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리니

불의가 나무처럼 부러지네.

 

그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을 착취하고

과부에게 선행이라고는 베푼 적이 없기 때문이지.

 

그분께서 힘 있는 자들을 당신 권능으로 오래 살게 하시어

그가 번창한다고 해도 제 생명에는 자신이 없다네.

 

그를 편안하게 하시어 그가 힘을 얻고

그분의 눈이 그의 길을 살피시어

 

이런 자들이 높아진다 해도 조금 뒤에는 이미 없어지고

땅에 떨어져 풀처럼 오그라들며

이삭 끝처럼 메말라 가네.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면 누가 나를 거짓말쟁이라 하고

누가 내 말을 무효로 만들 수 있겠는가?

 

빌닷의 셋째 담론

 

25장

 

그분께는 주권과 공포가 있네.

 

 

1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당신의 높은 곳에 평화를 이루시는 분,

 

그분의 군대를 셀 수 있으랴?

누구 위에 그분 빛이 떠오르지 않으랴?

 

하느님 앞에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하리오?

여인에게서 난 자가 어찌 결백하다 하리오?

 

보게나, 달도 밝지 않고

별들도 그분 눈에는 맑지 않건만

 

하물며 벌레 같은 사람

구더기 같은 인생이랴?

 

욥의 여덟째 담론

 

26장

 

빌닷에게 하는 대답

 

1  자네는 힘 없는 이를 잘도 도와주고

맥없는 팔을 잘도 붙들어 주는군.

 

지혜가 없는 이에게는 잘도 충고하고

슬기를 퍽도 많이 깨우쳐 주는 군.

 

자네는 누구에게 말을 늘어놓는가?

자네에게서 나오는 것은 누구의 숨결인가?

 

하느님의 초월성

 

3  그림자들이 몸서리치네.

물 밑에서 그 주민들과 함께,

 

그분 앞에서는 저승도 벌거숭이

멸망의 나라도 가릴 것이 없네.

 

북녘을 허공 위에 펼치시고

땅을 허무 위에 매다신 분,

 

그분께서 물을 당신의 구름으로 싸매시니

구름 덩이가 그 물 밑에서 터지지 않네.

 

어좌 위에 당신의 구름 덩이를 펴시어

그 겉모양을 가리신 분,

 

빛이 어둠과 만나는 곳까지

물의 겉면에 둥근 경계를 지으셨네.

 

그분의 꾸지람에 하늘의 기둥들이

뒤흔들리며 놀라네.

 

당신 힘으로 바다를 놀라게 하시고

당신 통찰로 라합을 쳐부수셨네.

 

그분의 바람으로 하늘은 맑아지고

그분의 손은 '도망치는 뱀'을 꿰찌르셨네.

 

이곳들은 그분 길의 한 조각 일뿐,

그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작은 속삭임만 듣고 있나?

그러니 그분 권능의 천둥 소리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나?

 

욥의 여덟째 담론의 계속

 

27장

 

무고 선언

 

1  욥이 말을 계속하였다.

 

나의 권리를 박탈하신 하느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내 영을 쓰라리게 하신 전능하신 분께서 살아 계시는 한

 

나에게 목숨이 붙어 있는 한

하느님의 숨이 내 코에 있는 한

 

맹세코 내 입술은 허위를 말하지 않고

내 혀는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으리라.

 

나는 결단코 자네들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네.

죽기까지 나의 흠 없음을 포기하지 않겠네.

 

나의 정당함을 움켜쥐고 놓지 않으며

내 양심은 내 생애 어떤 날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리라.

 

나의 적은 악인처럼

나의 적대자는 불의한 자처럼 되어라.

 

불경한 자가 잘려 나가면 무슨 희망을 가지랴?

하느님께서 그의 목숨을 빼내 가 버리시면?

 

재앙이 그에게 닥쳤을 때

하느님께서 그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겠는가?

 

아니면 전능하신 분께서 그의 즐거움이 되시겠는가?

그가 계속하여 하느님을 부르겠는가?

 

악인의 운명

 

11 나는 자네들에게 하느님의 권능을 가르쳐 주고

전능하신 분께 있는 것을 감추지 않겠네.

 

자, 자네들도 모두 보지 않았나?

그런데 어찌하여 헛된 생각에 빠져들 있나?

 

이것이 악한 인간이 하느님에게서 받을 운명이요

난폭한 자들이 전능하신 분에게서 받을 상속 재산일세.

 

그의 자식들이 많다해도 칼에 맞고

그의 후손들은 양식을 배불리 먹지 못하네.

 

생존자들은 흑사병으로 묻히고

그 과부들은 곡을 하지도 못하지.

 

그가 은을 흙가루처럼 쌓아 올리고

옷을 흙더미처럼 쌓아 둔다 하여도

 

그가 그렇게 쌓아 둔다 하여도 의인이 그것을 입고

무죄한 이가 그 은을 나누어 가지네.

 

그는 좀벌레처럼 제집을 지은 것이지.

파수꾼이 만든 초막처럼 말일세.

 

부자로 잠자리에 들지만 그것이 마지막

눈을 뜨면 이미 아무것도 없지.

 

공포가 홍수처럼 그를 덮치고

밤에는 폭풍이 그를 휩쓸어 가 버리네.

 

샛바람이 그를 불어 올리니 그는 사라져 가네.

샛바람이 그를 그 자리에서 날려 버린다네.

 

그에게 사정없이 몰아치니

그 손에서 달아나려고 바둥댈 뿐,

 

사람들은 그를 보며  손바닥을 쳐 대고

휘파람 소리 내며 그를 그 자리에서 내쫓는다네.

 

지혜 찬가

 

인간의 채광 기술

 

28장

 

1  정녕 은에는 산지가 있고

금에는 제련하는 곳이 있다네.

 

쇠는 땅에서 얻어지고

구리는 바위를 녹여 붓는다네.

 

어둠에 경계를 두고

막장 속에서 찾는다네.

암흑과 흑암 속의 돌을

 

인가에서 먼 곳에

사람 발에 잊혀진 곳에 갱도를 파

사람들에게서 떨어진 채 매달려 흔들거리네.

 

땅에서는 양식이 솟아나지만

그 밑은 불로 뒤집힌다네.

 

그곳의 돌은 청옥의 자리

흙가루는 금을 품고 있다네.

 

그 길을 어떤 맹금도 알지 못하고

어떤 매의 눈도 본 적이 없으며

 

야수들도 디뎌 본 적이 없고

사자도 그 위를 밟아 본 적이 없네.

 

단단한 암석에 손을 대어

산들을 뿌리채 파헤치네.

 

바위에 갱로를 뚫어

그의 눈은 온갖 보석을 확인하고

 

물줄기를 흐르지 않게 막고서는

숨겨진 것들을 밝은 대로 가져온다네.

 

돈으로 살 수 없는 지혜의 가치

 

12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으리오?

슬기의 자리는 어디리오?

 

사람을 그것에 이르는 길을 알지 못하고

생물들의 땅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네.

 

대양도 "나에게는 그것이 없어." 하고

바다도 "그것은 내 곁에 없어. " 한다네.

 

금 덩어리로도 얻을 수 없고

그 값은 은으로도 잴 수 없으며

 

오피르의 순금으로도 살 수 없고

값진 마노나 청옥으로도 안 되네.

 

금과 유리도 그와 같을 수 없고

진금 그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산호와 수정도 말할 나위 없으니

지혜의 값어치는 진주보다 더하네.

 

에티오피아의 황옥도 그와 같을 수 없으며

순금으로도 그것을 살 수 없다네.

 

지혜를 홀로 아시는 하느님

 

20  지혜가 어디에서 오리오?

슬기의 자리는 어디리오?

 

모든 생물의 눈에 감추어져 있고

하늘의 새들에게도 숨겨져 있다네.

 

멸망의 나라와 죽음도

"우리 귀로 그에 대한 풍문은 들었지 ." 한다네.

 

하느님께서 지혜에 이르는 길을 식별해 내시고

그 자리를 알고 계시니

 

그분께서는 땅 끝까지 살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보시기 때문이지.

 

바람의 무게를 정하시고

물의 양을 결정하실 때

 

비의 법칙과

뇌성 번개의 길을 정하실 때

 

그분께서 지혜를 보고 헤아리셨으며

그를 세우고 살피셨다네.

 

사람을 위한 지혜

 

28  그러고서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네.

 

"보아라, 주님을 경외함이 곧 지혜며

악을 피함이 슬기다."

 

욥의 독백

 

29장

 

예전의 행복

 

1  아, 지난 세월 같았으면!

하느님께서 나를 보살피시던 날들,

 

그분의 등불이 내 머리 위를 비추고

그분 빛으로 내가 어둠 속을 걷던 시절,

 

내 나이 한창이었고

하느님의 우정이 내 천막을 감싸던 때

 

전능하신 분께서 아직 나와 함께 계시고

내 아이들이 내 둘레에 있던 때

 

내가 우유로 발을 씻고

바위는 내게 기름을 시내처럼 흘려 주던 시절,

 

내가 성문에 나가

광장에 자리를 잡으면

 

나를 보고 젊은이들은 물러서고

늙은이들은 몸을 일으켜 세웠지.

 

고관들은 말을 삼가고

손을 입에 갖다 대었으며

 

귀족들은 소리를 죽이고

그들의 혀는 입천장에 붙었지.

 

귀는 내 말을 듣고 나를 복되다 말하며

눈은 나를 보고 기리며 증언하였지.

 

하소연하는 가련한 이와

도와줄 이 없는 고아를 내가 구해 주었기 때문이네.

 

죽어 가는 이의 축복이 나에게 쏟아지고

나는 과부의 슬픈 마음을 환호하게 하였지.

 

나는 정의로 옷 입고 정의는 나로 옷 입었으며

나의 공정은 겉옷이요 터번과도 같았지.

 

나는 눈먼 이에게 눈이 되고

다리 저는 이에게 다리가 되어 주었지.

 

가난한 이들에게는 아버지였고

알지 못하는 이의 소송도 살폈으며

 

불의한 자의 이를 부수고

그 입에서 약탈물을 내뱉게 하였지.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 하였지.

'내 보금자리에서 눈을 감고

내가 살 날을 모래알처럼 많게 하리라.

 

내 뿌리는 물가로 뻗어

내 가지에서는 이슬이 밤을 새우리라.

 

내 명예는 나와 함께 늘 새롭고

내 손의 활은 젊음을 유지하리라.'

 

사람들은 기대에 차 내 말을 듣고

나의 권고에 묵묵히 귀 기울였으며

 

 

내 이야기에 사람들은 두말하지 않았고

내 말은 그들 위로 방울져 흘렀지.

 

그들은 나를 비처럼 고대하였고

봄비를 향하듯 입을 벌렸지.

 

내가 웃으면 그들은 황송하여 믿지지 않아 하였고

내 얼굴빛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하였지.

 

나는 그들의 길을 선택해 주고 으뜸으로 좌정하였으며

군대를 거느린 임금처럼 자리 잡고 앉아

애도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사람과도 같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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