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물 부족의 미래를 지금부터 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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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찬미
물 부족, 물 부족이라니? 얼마 전까지 들어보지 못하던 말이었다. "물쓰듯한다." 라는 말을 우린 관용구로 흔하게, 거침없이 쓴다는 뜻으로 써왔는데 이젠 물을 비싸게 써야되고 또 매우 아껴야 된다.
동토의 나라에서 일하면서 자주 출장을 가던 블라디보스톡, 지금은 한국 수녀님들도 계시는 이 도시에서의 경험은 내가 물을 흔하게 쓰면서 중요하지만 감사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였고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가를 알게 해 준 소중한 체험이었다.
항구도시로 고저차이가 심한 이 도시의 아파트 대부분은 냉 온수가 중앙 공급되도록 되어있는데 (난방과는 별도로) 온수가 조석으로 한두 시간 정도씩 공급되지만 너무 뜨거워 그릇을 튀길(?) 정도이기 때문에 식혀서 쓰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냉수는 만 이틀을 지낸 후 열두 시간만 공급되었다.
만 60시간중 물이 공급되는 시간이 12시간 뿐 이다. 그러니 물이 나오는 시간은 그 시간의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빨래를 하고 물을 받고 샤워를 하는 등 온(?) 동네가 움직이는 시간이 된다. (언어 수학 중이신 수녀님들의 거주 아파트는 수도선이 잘 연결되었는지 물이 상당시간 잘 나온다고 해서 얼마나 다행으로 생각하며 감사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물 부족이 아니라 돈 부족으로 현재가 불편할 뿐이지만
지난겨울 십 수년, 이십여 년만의 추위와 동파로 인해 잠시 경험한 분들도 계시지만 물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
쌓이는 설거지 그릇, 이리저리 받아 논 물통들, 굳이 상상하기조차 싫은 욕실 등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나마 식수는 있다?는 가정의 경우임)
그리고 그런 날들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개선 없는 곳에 "물 부족"이 우리에게 내어줄 미래라는 것이다.
오늘도 내가 생각 없이 쓰는 물 때문에 고지대 주민에게 급수가 부족하다니 물 부족의 미래를 지금부터 미리 맛보게 한다는 것이 나만의 기우일까?
이스라엘에 관련 글을 보면 한 대야의 물로 양치질로부터 목욕까지를 끝낸다는 그들까지는 아니더라도
물을 소중히 그리고 아껴 쓰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다.
오늘은 물의 날이다. 오늘은 물의 날이란다.
조 베드로 두손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