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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눔콘서트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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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선 [pooh0824] 쪽지 캡슐

2000-11-07 ㅣ No.2018

토요일...

조금은 바쁜 하루였답니다.

기분이 우울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많은 감정들이 어지럽게 와 닿던 날이었지요.

 

그 날.

중복 시각 장애 아동들을 돕기 위한 콘서트가 동성고 강당에서 있었습니다.

워낙에 그런 자리를 좋아하는 터라 영원오빠랑 주로랑 같이 갔지요.

박완규도 나오고, 안상수도 나오고 그 밖에 등등 가수들이 나오는데 잘 몰라도 자리가 즐거웠지요.

 

다음 순서는... 어린이들 다섯명이 나왔어요. 누군가의 안내로...

그 아이들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습니다.

참으로 맑은 목소리더군요. 때묻지 않은...

그 아이들의 소리에 눈이 조금 뜨거워지더라구요.

그 아이들은 맹학교 어린이들이었습니다.

 

또... 어떤 여자분이 나오셔서 피아노 앞에 앉으셨습니다.

그 분은 멋진 피아노 연주와 더불어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엄마의 얼굴... 환한 태양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제 눈에선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주책없이...

그 분 역시 보실 수 없는 분이셨지요...

 

그순간 감사하는 마음과 내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지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많은 것들을 마주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들은 피아노를 치기 위해, 노래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들을 이겨내며 생활 했을텐데 난 아직 그런 노력조차 한 적 없음에 자신이 너무도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오늘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콘서트를 다녀온 이야기를 매시간마다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책을 읽으며,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함께 이야기 했지요.

쫑긋거리며 듣던 아이들...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는 아이들...

그 짧은 시간에 모두들 그들에 대한 선입관은 사라지고, 친구라는 생각을 하더군요.

그리고 그들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것인지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약속을 하더라구요.

맑은 마음을 지닌 아이들이기에 마음 그대로를 받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오늘처럼 그 많은 아이들이 하나같이 예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답니다...

 

사랑 가득한 아이들과 함께한 하루가 새삼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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