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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변화의표징3:홍해를 건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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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칠 [mpark] 쪽지 캡슐

2002-06-27 ㅣ No.2855

홍해를 건넘 (출애굽기 13,17 - 14,31)

 

 

 

이스라엘은 홍해의 건넘을 오로지 기적으로서 체험한다. 하느님께서 그 민족이 건너갈 수 있도록 바다를 마른 땅으로 변화시키신 것이다. 뒤쫒아 오던 적군 에집트인들은 도로 밀려드는 물 속에 잠겨 버린다. 그것은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구원과 해방의 기초가 되는 체험이다(37쪽)...

 

마른 땅으로 변한 바다는 구원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전형적인 표징이다. 이미 바울로는 홍해의 건넘을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표징으로서, 그리고 우리의 세례에 대한 표징으로서 유형학적으로 해석했다. 전례는 홍해의 건넘 안에서 예수의 부활에 대한, 그리고 그리스도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우리에게 일으켜 준 구원에 대한 원형을 인식하고 있다(37쪽)...

 

마른 여울로 변해버린 바다의 모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스라엘은 홍해 앞에서 자기들의 무력을 경험한다. 한편에는 바다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뛰어난 전투력을 갖춘 적군 에집트인들이 있다. 어느 쪽에도 출구가 없는 것이다. 바다는 확실한 죽음을 의미한다. 다른 쪽의 에집트인들도 마찬가지로 그들을 전멸시키려 한다. 바다는 절망과 무력에 대한, 그리고 죽음의 위협에 대한 상징이다(37-38쪽)...

 

하느님이 이제 그 바다를 마른 땅으로 변화시키시면, 그것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다. 결국 하느님은 죽을 위험을 생명의 길로 변화시키신 것이다.

가장 위협적인 위험도 진실한 삶의 경험으로 변할 수 있다. 마치 횔덜린이 표현하였던 것처럼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 또한 자라난다" (38쪽)...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경험은 바로 위협에서 안전으로, 상실에서 확신으로, 포로 생활에서 자유에로의 변화인 것이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곳 어디에서나 하느님은 홍해 앞의 그 당시처럼 우리에게 행하신다 (39쪽)...

 

그러나 성서의 본문은 우리에게,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그것이 신뢰와 희망으로 변화되기 이전에, 먼저 불안과 가망의 상실을 아주 통절하게 체험하고 견뎌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변화는 우리가 여전히 안전한 물가에 서서 우리의 불안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가 아니라, 바다의 밑바닥에서, 불안과 절망의 밑바닥에서 일어나는 것이다(39쪽).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 오로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변화의 기적을 믿어야 한다. 우리의 가능성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 모든 것이 우리와 맞서 공모를 하고 어떠한 출구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질 때, 바로 그때에 하느님이 일으키시는 기적을(40쪽)...

 

 

참조: 2835번: 변화의 표징 1: 불타는 가시 덤불

      2846번: 변화의 표징 2: 에집트의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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