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월요 만담....

인쇄

박승필 [sunfeel] 쪽지 캡슐

1999-10-18 ㅣ No.944

어제 견진 대부모 교리가 있었죠. 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늦게

들어갔었습니다. 대자 이름을 적어내는데 한 어머님께서

학생하나가 대부를 아직 못 구했다면서 대부좀 서 줄수 없겠냐고

하시더라구요. 사양 할 수가 없어서 그리하마고 말씀드렸습니다.

덕분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대자가 덤(?)으로 생겼습니다. ㅎㅎㅎ

마음의 준비는 잘 되어 있는지 한 번 뒤돌아 봅니다.

어제 주보에 쓰인 김형용 시인의 글귀가 가슴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천국의 열쇠

후회하지 않고 어찌 사람이겠느냐

사람 아니고 어찌 후회하겠느냐

후회는 천국의 열쇠니

후회하는 네가 아름답다.

 

사실 진하나 신동이 같은 훌륭한 대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주님의

은총입니다. 그들에게서 오히려 제가 배우니까요.

힘있는 실천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는 대자들이여 고맙네....

근데 젬마는 항상 고개숙이고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하는줄 알았는데

어서 그런 좋은 글을 퍼 왔을까?

여러분 젬마(노현정) 글 한번 읽어 보세요.

기도하는이의 마음가짐을 잘 표현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오전내내 내시경실에서 조직샘플을 받느라고 다른 분들의 내장을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식도염서부터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혹은 위속에 작은 물혹이 생기신분들....대부분이 50을 넘기신 어르신들이었습니다.

험한 세상살이에 얼굴의 주름만큼이나 몸속에도 그렇게 세월의 상처가 패여있었습니다.

혹 우리 성당 교우분도 계실지 모르지요. 누군가의 부모님이실수도 있구요...

부모님 얼굴 주름살 펴드리면 몸속에 주름살도 쫘~악 펴집니다.

 

식곤증이 오는지 월요일 오후가 나른합니다.간밤에 애국심에 불타 축구를 보느라

잠을 설치신 청년들도 많겠지요? 혹은 월요병에 힘든 분들도 계실테구요.

그래도 아직 우리(껄끄러우시면 저빼고)들은 젊으니까

쌩쌩하게 한주 시작하자구요.

옛날 노래 하나 골라 봤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좋아하던 노래입니다.

여러분들은 스물하나시절 어떠했습니까? 어떻게 보내시고 계신지요?

어떻게 보낼 생각이신지요?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지나간 스물하나를 생각하며....

 

스물한살의 비망록

                              스물하나

귀를 기울여요 바람타고 스며드는

신문팔이 아이의 새벽 알리는 소리

잠깨는 풀꽃의 이슬돋는 소리를 들으며

오늘을 생각하리

눈부신 백마 네필 바퀴없는 마차를 달아

명동좋고 무교동 좋아 포장마찬 어떠냐

뜨거운 도시지만 차고 맑은 샘물을 찾아

솟는 힘 자랑하리

 

텅빈 머리를 털어내기보다는 온몸으로 얘기하리오

자그만 소리로 유혹하기보다는 내 커다란 소리로 노래하리

이리 저리 둥실 뭉게 구름처럼 약하고 창백해 보여도

아하 우리들의 넓디 넓은가슴은 하늘도 품고 또 남으리

 

색동옷 무엇하랴 벌거숭이 그대로

자그만배 집어타고 갈매길 잡으러

갓돋는 잔디에 누워 뽀얀 공상에도 잠겨

미소를 띄워보내리

해맑은 어제 드높은 내일보이나

설레이는 환상과 달려오는 너의 눈빛

퍼붓는 빗속에 맨발로 걷고 싶어도

인생을 생각하리

 

*window media player가 있어야 들을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있으신부은

왼쪽 마우스 클릭하시구요. 그냥 첨부보기 하시면 들으실수 있습니다.

 

첨부파일: 스물하나.asx(203)

6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