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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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화 [ceci99] 쪽지 캡슐

1999-10-19 ㅣ No.947

  큰 기대

 

 

    

     "야훼께서 지나가시는데..."

                   I 열왕 19,11

 

 

 처녀는 왕에게 반해 버렸다.

 한 번도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왕의 근엄하고 우아한 목소리를 들은 처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영원히 그의 여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처녀는 왕이 자기 집 앞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언젠가 틀림없이 왕이 자기 집 앞을 지나가리라는 것을 믿고 그때 그의 발밑에 무릎을 끓을 생각이었다. 그러면 왕은 처녀를 일으켜 세워 다정하게 키스한 뒤, 자신의 궁궐로 데려갈 것이다. 그래서 처녀는 문 앞에 나가 서서 왕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잠시후, 누더기를 입은 거지 한 사람이 지나갔다. 그 거지는 처녀를 보고 말했다.

 "아름다운 아가씨! 이리 와서 내 누더기를 함께 입읍시다."

 그녀는 그 거지를 쳐다보지도 않고 소리쳤다.

 "저리 비켜요! 나는 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요."

 조금 있으니까 상복을 입은 남자 하나가 지나갔다. 그는 처녀를 향해 말했다.

 "아름다운 아가씨! 이리 와서 내 눈물을 함께 나눕시다."

 처녀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소리쳤다.

 "저리 비켜요! 나는 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요."

 또 조금 있으니 죄수 한 사람이 지나갔다. 군인 두사람이 그 죄수를 호송해 가고 있었다.

 그 죄수가 처녀를 향해 소리쳤다.

 "아름다운 아가씨! 이리 와서 내 부끄러움을 함께 나눔시다."

 처녀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소리쳤다.

 "저리 비켜요! 나는 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하나같이 자신의 고통과 좌절과 외로움을 처녀와 함께 나누고 싶어했다. 그러나 처녀는 그들 모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안타까운 일어었다! 만일 처녀가 몇 걸음만 걸어 나와 그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라도, 금방 그들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왕을 알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책을 보다가 좋은 글이라서 올려요. 우리도 가끔 우리와 함꼐 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손을 뿌리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구 너무 멀리에서 주님을 찾는거 같구 해서~~~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하는 생각에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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