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장갑을 꺼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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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환 [theophile] 쪽지 캡슐

1999-11-17 ㅣ No.1105

입시철 이름값하네요. 손을 감싸게 됩니다. 이제 새벽에 자전거 탈때 장갑을 껴야되겠네요.

 

새벽공기가 맨손과 목사이로 파고드는 짜릿한 느낌을 즐겼었는데 , 이런날씨에는 아무래도

 

객기겠지요. 사실 저는 군대 제대한 이후 장갑을 쓰지 않았읍니다. 한 겨울에 빈손으로

 

다니는 기분도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주머니에 손을 넣다보면 다칠 위험은 있지만. 혹자는

 

이런 저의 모습을 겉멋들린 꼴값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겨울 나기였읍니다. 이제

 

20년만에 내 자전거를 갖게되었고 그 즐거움 덕에 한가지 버릇은 버리게 되었군요. 어머니가

 

선견지명이 있으셨어요. 겨울옷 사이에 작은 면장갑 하나를 넣어 두셨으니..

 

 

 지금 손을 비비고 있을 수많은 우리들의 동생들이 시험장에 앉아있죠. 마음이 시리고

 

 얼굴은 화끈대고. 그 어머니들은 지금 기도를 하고 계시죠. 자식들의 수고를 함께 나누시

 

 려고. 사랑은 역시 말이 아니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저녁

 

 수험생미사는 그래서 아름다왔읍니다. 형제, 자매 , 선후배가 함께 격려하고 화해하는 자리

 

 였으니.. 우리들의 동생들을 위해 오늘 한아름 "화살기도"를 선사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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