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이보다 더 즐거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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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mirikim] 쪽지 캡슐

1999-08-19 ㅣ No.2141

휴가 잘들 다녀오셨나요??

 

전 지난주.. 그러니까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 였었는데..

 

사진 정리 하다 생각나서 적어 보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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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 05시 20분.. 띠리리리리 - 띠리리리리.. 시계의 알람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확인한건 창 밖의 날씨.. (음.. 맑더군..)

 

07시 15분 기차를 타기 위해 조카들과 빠른 걸음을 재촉했죠.

 

서울역!! 이른 시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북적대는 많은 사람들!!

 

기차를 탔어요.. 수원. 천안. 조치원. 대전. 영동..

 

영동에서 다시 무주로..

 

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등산복 차림으로 다시 구천동行 버스를 탔지만,

 

구천동 계곡에 손,발 담그고 노는게 목적은 아니였고.. 덕유산!! (해발 1.614m)

 

덕유산 정상이 그날 우리가 가고자 했던 목적지였답니다.

 

왕복 6시간이라는 안내원 말씀을 듣고.. 서둘러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그 시간이 1시 30분쯤이였으니까.. 내려오면 너무 늦은 시간이 될 것 같아..

 

처음엔 룰루랄라 ~ 콧노래 불러가며 올랐죠.. 옆으로 흐르는 계곡도 바라보며..

 

" 와 ~ 좋다.. " 얼마나 올랐을까!!

 

" 얘들아! 좀 쉬자.. 덥다.. 그치?? " 고르지 못한 숨들을 쉬어가며..

 

" 이모!! 그냥 계곡에서 놀다 가면 안될까?? " 조카가 묻습니다.

 

한 번 마음 먹으면 해야하는 성격 때문에 " 어림없지.. 그만 쉬고 가자!! "

 

(속으로 냉정한 이모라고 원망했을거예요..)

 

약 2시간이 지난 지점.. 백련사!! " 이제부터는 계단 길이란다.. 조금 힘들거야..

 

그래도 갈 수 있지?? " 동생이 " 난 포기!! " 선포합니다..

 

" 너 정말 이럴래?? 여기까지 와서.. "

 

그래도 못가겠다고.. " 마음대로 해라.. 허나, 여기에서 꼼짝 말고 있어.. 알았지?? "

 

그 말이 야속했나.. 다시 일어납니다.. " 그래야지.. "

 

자 - 출 ~ 발 !!

 

배낭을 갖고.. 산을 그것도 계단 길을 오른다는게 만만치 않더군요..

 

쉼 없이 바로 앞만 바라보며 올랐어요..

 

근데,.. 이게 웬 일!! 따라 오던 아이들이 보이질 않는거예요.

 

" 얼레.. 내가 좀 빨랐나! " 앉아서 기다리는데.. 오질 않네..

 

" 어라 ~ 어라 ~ "

 

나도 너무 지쳐서 판단이 흐려진걸까! 기다림을 포기하고 다시 올랐어요..

 

오르, 내리는 사람 없고, 검은 먹구름이 빠른 속도로 지나고.. "쉬 ~ 이" 하는 바람 소리..

 

"무섭더구만.."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내려가서 후회 할 생각하니.. 발길을 돌릴 수가 없더군요.

 

후들거리는 다리.. 땀.. 지친 몸..

 

가끔 가끔 세워진 안내표! 100m 가 왜이리 길고.. 힘든지..

 

그러다 내려 오시는 분을 만났어요.. 100m 만 더 가면 될까!! 잔뜩 기대를 하고..

 

" 저, 얼마나 더 가야 할까요?? " 했더니.. 800m 더 가야 한다는 너무나 솔직하신

 

아주머니의 말씀..

 

다리가 굳어지는 것 같았어요.. " 세상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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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랍니다... 정상!! 1.614m의 정상..

 

" 해냈다 "는 기쁨과.. " 정말 아름답다. " 라는 감탄사와.. 구름과 바람..

 

올라온 마지막 계단에 앉아 조카와 동생.. 자매님을 기다렸어요.

 

10분 지났을까.. 막내 조카와 자매님의 모습이..

 

또 5분 후 동생 모습이..

 

" 정은이 (큰 조카)는 왜 안 와?? " 했더니.. 저 아래서 " 이모!! " 하며 울먹이는

 

소리로 누군가 부른다.. 큰 조카다..

 

시원한 생수를 마시게 하고.. 다섯명이서 기념 사진 찰칵 ~ (그래도 큰 조카는 손가락을

 

v자까지 펼쳐 보이며 밝은 표정의 얼굴이 사진에 찍혔더군요.. 지지배!)

 

내려오면서 조카가 이렇게 말해요..

 

" 내가 이렇게 힘든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오지 않았을거라고.. "

 

웃었어요..

.

.

다른 분들의 휴가도 그러했겠지만, 저에게도 이번 휴가는 정말 즐겁고..

 

신나는 휴가였답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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