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인쇄

김화자 [mayjuli] 쪽지 캡슐

2000-08-04 ㅣ No.1702

비가 시원스럽게 내리는 날.

 

며칠 전 부터 갖고 싶던 시집이

 

오늘은 못견디게 읽고 싶었습니다.

 

사주리라 약속했던 사람이 있었지만

 

오늘은 참지 못하고 서점에 들렸습니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병원에 가는 버스안에서

 

시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몇장을 넘기다가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눈물을 떨구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시인은 지천명의 나이에도 엄마에 대한

 

간절한 보고픔이 이렇게 사무친

 

아픔으로 남아 있다니....

 

시인은 두살에 엄마를 잃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아름다운 글을 많이 쓴,

 

이제는 시집 보낼 나이의 딸이 있는

 

아빠이면서도 이렇게 엄마를

 

그리워할 수 있을까?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 온 그분은

 

이제 새삶을 살아 가실 것입니다.

 

더 아름답고, 더 깊은 글들을

 

많이 쓰실 것입니다.

 

잠시 그분을 위해 하느님께

 

화살을 쏘아 보냈습니다.

 

그분의 아픈 상처를 위해,

 

그분의 건강을 위하여,

 

그분의 감동의 글쓰기를 위하여...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정 채봉 글   ****

 

 

 

오늘은 가슴속 아픈상처를 지닌

모든이를 기도합니다.

 



4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