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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님] 당신이 보고싶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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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idx] 쪽지 캡슐

2000-10-31 ㅣ No.1436

당신이 보고싶은날

                              - 이해인

 

요즘엔

당신이 더욱 보고 싶습니다.

지척인 당신을 두고서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운 마음에 견딜 수 없을때면

이런 상상을 합니다.

’당신이 꿈이였으면...’

 

당신이 꿈이 였으면

꿈 속에 들어가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 텐데

하루 종일 꿈속에 있기 위해

영원히 잠 속에 빠져 들수도 있을텐데

 

당신은 지금 현실속에 있습니다.

냉혹한 현실은

내 마음에 화살이 되고

저는 과녁이 됩니다.

 

또 한번의 그리움의 고난이 끝나면

남겨지는 내 삶의 체취들...

눈물들.. 그리움들...

그리고 사무치는 고독들...

 

조용히 생각하며...

내 자신을 달랩니다.

’당신이 꿈이였으면...’

 

 

 

 

 

 

 

[D..]

기다리지 않아도..

언제나..당연히 날 찾아올..겨울인데도..

난..겨울이 오는 시간엔 행복해진다..

늘 여름이 지나고.. 이때쯤이면..

늘 나의 겨울이 나타남에 행복해했는데..

나의 마음과.. 나의 것들로..

정신마저 잃고 지낸 시간들로..

처음으로..

나의 겨울이 오고있다는 걸..잊고있었다..

조금은 계속되는 그리움..에..

겨울이 오고있구나..라고..

조금은..

...

겨울엔..

그 추운 기운을 혼자 안아야함에 익숙해지기위해..

혼자 서있음에 익숙해지기위해..

그리워하고..그리워하고..

그것에 익숙해지기위해..

나의 겨울은

나를 따뜻하게 한다..

나의 겨울앞에서는

이기적이 되버리고 마는 어쩔수 없는 감상주의..

하지만..

여름속에서..

온통 누군가들을 위해 흘리던 눈물도..

겨울엔 모두 잊게된다..

나의 끝날처럼..

모두 잊게한다..

모두 행복해지리라는 걸 믿게된다..

나만 끝나면 행복해질것같은 걸 믿게된다..

그렇게 내게 가치를 부여해버리고..

그래서..

나의 겨울이 오면..

난 다시 나를 사랑하게 되었었다.

차가움속에 던져진 나를 사랑하게 되었었다..

성냥팔이 소녀처럼 행복해 질 것 같은...나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

그리고..

끊임없이 그리워하기..

그리고..

끊임없이 사랑하기..

...

그런데..

이번 겨울이 오는 시간엔...

계속되는 여름의 더운 기운이..

날 놓지않고있다..

닿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내 채울수없는..기운이..

따뜻하기도..

울음이기도 한 기운이...

..

...

...

 

[D..]

또다시 생각하게 되는

나의 신..

또다시 어쩔수 없는

반성...

그리고..

이렇게라도 날 살아있게 하는

나의 꿈인 사람과..

그리고..

아직 서로를 놓지않아주는 사람들..

서로를 살아있게 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무도 힘들어하지 않는..

행복한 겨울됐으면..

나의 겨울에..

날 깨우는 맑은 기운에

마음에 가득차 있는 사람.. 그리워하며

행복한 겨울됐으면..

외로워하지 않고.. 그리워했으면..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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