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길을 걸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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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디를 갈 때 길을 아는 사람이 앞장을 서게 됩니다. 하지만 그 가이드가 긴가 민가 하는 체스쳐를 취하면 뒤따라가는 사람이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올 것을 미리 계산해서 아예 저 뒤에서 뒤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막판에 길을 잘 못 들어서 되돌아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온갖 원성을 다 듣게 되지요. "왠지 불안하다 했어... 니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너를 믿는게 아니었는데..." 길 안내자는 숙달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남들보다 고생을 미리 해야 합니다. 미리 사전답사가 필요하고, 그 길을 최대한 빨리,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가이드가 최고의 가이드입니다. 특히 길 안내자인 사목자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자칫 나 하나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양들을 고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 이제껏 4년 사제생활 동안 내가 고생시킨 교우분들은 없는지 조심스레 살펴보게 됩니다.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궂은 일을 먼저 할 수 있는 사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주님, 어떤 때는 하루살이에 신경을 너무 써서 낙타를 놓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낙타이고 하루살이인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주시어 괜히 남들 고생시키는 일이 없게 하소서." 도보성지순례를 마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