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미소 속의 '새치기'--김요셉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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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리 [uree] 쪽지 캡슐

2001-07-29 ㅣ No.2647

 

  어제 토요일(28일) 조선일보에 실린 우리 성당 김현숙(요셉피나) 자매의 글이 마음에 들어 여기 그대로 옮겨 싣습니다.  (배우리)

 

 

 사회 글로벌 에티켓

 

 

미소 속의 ’새치기’

 

 

  아이 둘을 데리고 홍콩에 가게 됐다.

  늘 남편과 함께 다녔으나 남편은 회사 일로 동행할 수 없었다. 언어가 서툴고, 긴장감이 있었지만 ‘사람 사는 곳이 어딘들 다르랴’하는 생각에 용기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 날 귀국 비행기는 오후 편이었고, 시간이 남아 해양공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마침 그 날은 연휴였고, 아이들과 찾은 해양공원은 구경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우리는 몹시 긴 줄의 맨 뒤에 서야 했다. 차례를 지켰다간 구경은커녕 귀국 비행기도 타지 못할 것 같았다. 포기하려다 앞 사람에게 비행기표를 꺼내 보여 줬다. 그러자 웃으며 “앞에 서라”하며 양보하는 것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양보해 줬고, 마침내 한 청년이 나서서 줄 선 사람 모두에게 우리 사정을 자상하게 설명했다. 그러자 모두들 웃으며 양보해 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맨 앞자리로 간 우리는 여유를 갖고 관광할 수 있었다. 그 청년은 미소 속에 손을 흔들며 “구경 잘하고 가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홍콩 거리와 함께 그 곳 사람들의 인심을 아직도 진하게 느끼고 있다.

  내가 사는 마포 부근에서도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릴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친절할 수 있을까.

 

                   ( 김현숙 / 45·서울 마포구 도화1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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