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그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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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 [voice] 쪽지 캡슐

2000-02-16 ㅣ No.1121

 

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침에 그녀는 꼭 커피를 마신다.

밀크가 아닌 블랙으로 두잔.

그녀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목욕을 한다.

그녀는 말하기 전에 항상 "응" 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뒷자리에 앉아

잠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난 알고 있다.

그녀는 하기 싫은 일을 부탁 받을 때는 그냥 웃는다.

그리고 내색을 안하는 그녀지만 기분이 좋으면,

팔을 톡톡 두 번 건드리며 이야기를 건넨다.

그녀의 집은 10시가 되기 전 모두 잠이 든다.

그래서 그녀와 밤늦게 통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녀는 바지보다는 치마를 좋아하며 연분홍을 좋아한다.

긴 머리는 아니지만 적당히 항상 머리를 기르고 다니며

수요일까지는 밤색 머리띠를 주말까지는 흰색 머리핀을 하고 다닌다.

표준어를 잘 쓰지만 이름을 부를 때만은 사투리 억양이 섞인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의 이름을 두 번 부른다는 것도 난 알고 있다. 도서관 저쪽 편에서

그녀가 지금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난...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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