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고상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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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hanybaram] 쪽지 캡슐

1999-07-19 ㅣ No.2123

저를 아시나요? 지영이예요... 초등부 지영이...

음... 저는 이곳 본당게시판에서 K님이라는 분께 편지를 보내곤 하죠.

오늘은 G님께 보내야 겠네요.

 

지난 글들부터 읽어 봤는데... 답장을 쓰고 싶었답니다.

무언가 많이 생각하고, 또 많이 힘들어 하시고 있는 모양이십니다.

제가 주제 넘을 지도 모르지만 (또 무슨 영문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한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도 아주 고질적인 고민을 하나 하고 있죠. 그것이 나를 가끔 무너뜨리고, 울리고, 아프게 하지만 말이죠. 이제는 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어서, 그냥 웃는 법을 배우기로 했죠. 가끔은 철없이, 때론 황당하거나 썰렁하게... 이것이 내가 하는 연극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겠죠. 그러고 보니 저는 참으로 훌륭한 연기자 입니다.

그러나 이 배우는 무대위에서 관객의 환호를 받지만, 분장을 지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항상 쓸쓸합니다. 더이상 관객이 없는 시간과 공간에서 내가 찾는 건 오로지 가슴에 에리도록 묻어있는 슬픔과 외로움... 지나간 슬픈 추억...

 

하지만 저는 잠들고 싶습니다. 깨어날 때는 더이상 아픔없는 곳에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잠들겠죠.

끝없는 슬픔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어서... 늪처럼 계속...

 

제가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넘 주제 넘었죠?

그래도... 힘내세요. 마음의 정리가 다 되시면 내일을 위한 초안을 써보세요.

세안도 빨리 나오는게 좋겠죠?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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