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1구역 성가 경연 대회

인쇄

정순덕 [cst66] 쪽지 캡슐

2008-12-11 ㅣ No.6692

구역별 성가경연대회가 있다고 하니 구역장이 올해는 직장도 안나가니 지휘를 해 보라고 부탁을 한다.

작년에 친정아버지 젊은 친구 할아버지가 음악학원을 하시던 관계로 2년 한 번씩 있는 성가경연대회 지휘를 계속 두번 하신 터라 그분 보다 젊은 것이 다시 사양하기도 어렵고 어렵게 부탁하시는 구역장 반장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자 하고 어르신 대신 못하지만 지휘를 해 보기로 하였다. 중학교 고등학교 합창대회때 우리 반 아이들과 씨름을 하던 것, 직장에서 반 학생들과 합창대회 수상권에 들려고 애 쓰던 것과는 전혀 딴판으로 쉽지가 않다. 엇박자이기도 하고 내가 따라 부르던 것과는 전혀 딴판으로 지휘가 어렵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데 아무나가 하려하니 잘 될게 뭐람. 4박자 중 두박 쉬고 나가는 첫마디에서 사람들이 자꾸 틀리기 시작하여 숨 쉬는 곳곳이 박자가 안맞았는데  열심히 연습을 하시어 조금씩 박자도 맞아가고 소리도 잘 내시며 2부 화음도 그런대로 맞는다. 밤 8시 늦은 시간에 성당에 모여 피곤하고 힘들고  목이 아픈데도 너무나 열심히 연습을 해 주시어 가슴이 풍성해진다. 

 

점수는 기본 20명에 남자들 한 명당 1점가산, 어린아이들, 예비자들 등등 세워놓은 여러가지 기준을 넘겨 점수를 많이 얻기위해 반장과 구역장이 애를 쓴다. 집에서 컴을 켜 노래를 찾아서 박자 연습을 하며 익숙한 노래를 다시 익힌다. 음정이 높아 음을 내려 사람들이 부르기 쉽게 하여 연습을 하니 목이 덜 아프다고들 하여 다행이다. 어색한 내 지휘를 따라 하느라 수고가 많으시다. 행사 당일날은 각 구역마다 꾸미는 것도 가지가지이다. 우리구역은 빨간 넓은 리본으로 큰 코사지를 만들고 남자들은 타이를 만들고 악보는 초록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어 준비를 했다. 솔직히 진짜 더 큰 걱정은 내가 사람들 노래 하시는 교우님들 보다  박자도 잘 못 마치고 더 지휘를 못한다는데 있다. 어쩐담.....주님 성모님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하고 매일 기도를 드린다.

 

드디어 성가 경연 대회 날. 구역 자매님 몇 분이 한 복을 입는 것이 좋다고 하여 좀 촌티가 나지만 분홍 계량 한복으로 옷을 입었다. 너무 튈 지도 모르나 내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 한다. 우리는 20팀 중 세번째로 순서가 뽑혔다. 첫 번이 아닌 것이 천만 다행이다. 연습 했던 것 보다 더 열심히 노래를 불러주었고 소리도 잘 내셨는데 마이크가 가까이 있기때문에 소리가 튀어 조금 화음이 깨졌다고는 하지만 다들 너무나 열심히 부르셨다.. 앞에 선 꼬마는 악보도 볼 줄 모르면서 열심히 부르는 척 해 주어 너무나 귀여워 지휘하면서 내내 눈이 그 애 한테로 간다. 노래는 엇박자도 잘 내시고 음정도 그런대로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내가 좀 확실하게 박자라도 제대로 맞도록 지휘를 하였다면 진짜 잘 하실 것인데 구역사람들에게 죄송하다. 다른 팀들을 보고 있자니 열심히 준비들을 하셨고 정말 재미있다. 안타깝게 어떤 팀은 지휘도 없고 어떤 팀은 반주자도 없다. 그래도 너무나 열심히 동참하시어 감동을 준다. 어떤 팀은 정말 교우들이 많이 동참하셨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노란 사발면그릇을 머리에 쓰고 나와 화합과 일치를 잘 이룬 구역이 일등으로 뽑혔고 우린 공동 6등이다 ㅋㅋㅋㅋ

 

구역마다 다들 연말이고 어렵고 바쁜 시기인데도 열심히 준비를 하고 꾸미고 만들고 연습한 모습들이 참으로 대단하다. 남자분 한 분이 매 년 하면 노래 한 곡 씩은 배우겠군요. 한다. 대림시기 성탄을 기다리며 사람들이 열심히 참가 해 주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노래를 잘 하고 못하고 보다 서로 힘을 합하여 일치를 이루는 모습 속에서 따스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늦었지만 뒷풀이를 즐겁게 하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서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대회가 끝나고 다음 날 구역장 반장이 찾아와 지휘하느라 수고 했다고 상을 주신다. 애는 구역장 반장이 더 썼는데 도리어 너무 미안하다. 혹시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그 때는 망신스럽지 않게 아는 음악 선생님이라도 찾아가서 박자라도 틀리지 않고 확실하게 하도록 연습을 해야 할가보다.

 

 

 

 

 

 



84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