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첫눈 오는 날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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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만 [1004mjm] 쪽지 캡슐

2001-01-12 ㅣ No.4920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앗..오늘 파트내에서 저녁때 워크샵을 한다고 아무 스케쥴 잡지 말라고 해서

 아무 약속도 안 잡았더니..워크샵이 취소되버렸습니다..-_-;;

갑자기 금욜 저녁이 허전하게 느껴집니다..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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