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귀에 굳은살 박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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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consola] 쪽지 캡슐

2001-10-10 ㅣ No.7401

안녕하세요. 성서모임의 박희정 마리아 마자렐로입니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밤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수요일 성서통독 모임이 있는 날이구요.

 

여태까지 귀가 따갑도록 들으셨겠지만, 한 번 더 성서모집 그룹원 모집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주보에, 또 여기 게시판에 제 손폰번호와 메일을 적어 놓은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전화주시는 분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T.T

 

9월 초반에 한 아리따운 자매가 같이 성서를 읽고 싶다고 해서 한 분 들어오셨구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또, 제 후배가 옥수동 사는 친군데, 금호동에 이런게 있냐구 내일부터 모임에 나오겠다구 해서

속으로 행복해하구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대대적인 그룹원 모집행사를 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안 오는 걸까,

제가 시간이 잘 안맞아 청년미사를 드리지 못해서 사람들이 성서모임의 존재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은 아닌지, 혹은 금호동 본당 청년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해서, 보다 적극적인 권유를 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뭐,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하느님께서 불러주시겠지, 나의 역량을 과시하는 모임이 아니며, 사람이 한 명이든 두명이든,  나눔안에서 행복해 할 수 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은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먼저 성서공부를 한 사람으로서, 말씀을 함께 읽는 젊은이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는것은 아닙니다. 성서공부를 한다고 해서 신앙생활을 더 잘하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꼭 성서공부를 해야 놀라운 체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가대나, 거듭나기, 레지오, 교사단, 전례부등등 각각의 활동을 하는 가운데 분명히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체험하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활동과 봉사의 밑바탕에 말씀, 하느님은 과연 어떤 분이신가하는 자기 신앙의 자리매김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의 활동은 굳이 성당이라는 공간이 아니어도 가능한 활동입니다.

 

제 말 속에 혹 청년여러분의 단체활동을 폄하하는 뉘앙스가 풍겼다면 죄송합니다.  성서모임사람들의 신앙은 반듯하고 다른 사람들의 신앙은 흔들리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올곧게 하느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니신 분도 계실 것이고, 학업/직장생활과 단체활동을 하시느라 연애를 하거나 자기계발에 쓸 많은 시간을 성당에서 보내는 분도 계실텐데, 그런 분들 모두 우리 성서모임에 안 오신다 하여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다면 나는 청년연합회에서 무슨 행사  할 때 제대로 기쁘게 참여해 보았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니 별로 잘 한 것도 없습니다. -.-;;

 

 

오늘 이 글은 좀 씁쓸한 글이군요. 난데없이 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나. 아마 10월이 지나면 그룹원 모집은 더 하지 말자고 속으로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새로 창세기 그룹을 꾸릴 것인지 말것인지 결정을 해야 되니까요.^^;;

 

참 어제부터 미국의 아프간 공습이 시작되었습니다. 9월에 미국의 선전포고를 들으면서,  피가 피를 부르는 세상이 오면 안될거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습니다. 기도가 필요한 세상이야. 맘속으로 생각만 하고 기도는 한 번도 안했던 거 같습니다. 어제부터 정신차리고 기도를 합니다. 보여지는 행동없이, 미국의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나 성명서 발표없이, 골방에 앉아 그저 기도만 합니다.  무기력해 보이는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조금 속상했습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하느님께서 기뻐 받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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