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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복.기 2/2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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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2-27 ㅣ No.3128

다해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복음 : 마태 9,14-15

 

정주지 않으리...

 

가끔 철저하게 자신을 자신 안에 가두어 둔 채 살아가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오늘날로 표현하자면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는 삶을 살아가는 거지요. 이유를 알아보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상처를 받기 싫어서... 그럴듯한 이유입니다.

이별의 아픔을 상처로 간직하고 있기에 또 다시 찾아올 이별의 두려움 때문에 사랑하기를 주저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입니다. 저 역시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플꺼라면 차라리 거리를 유지하며 대충 사랑하며 정이 들지 않게 해야겠다'는...

 

적당한 거리 유지 분명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에는 거리 유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제의 삶으로 살아가며 적당한 거리유지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지만 그 어떤 상처를 두려워해 사랑해야 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고 거리를 둔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또 없을 것입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사랑하기를 주저하는 사람은 결국 혼자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이별할 날이 옵니다. 그 때 가서 울며 슬퍼해도 충분하다면 함께 있는 동안은 축제가 되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삶이 잔치가 된다는 것은 나눔이며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일입니다.  

 

오늘 제 자신이 하루 신랑과 함께 하고 있으면서도 그 기쁨을 깨닫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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