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준식아 반갑다. 자슥 입대하기 전에 전화나 하지?

나 외박 나왔어. 행선지 점프뛰어서 지금 헌병한테 걸리면 난 죽음이다.

그래서 지금 사복 사서 돌아다니고 있음....

오늘 들어간다...

지금 이병이지?

많이 힘들때네... 그래도 시간은 가니깐.... 힘내거라.. 준식아...

그나 저나 너 간이 안좋을걸 예상은 했다만 의가사 제대할 정도면 걱정이 되네..은근히

이 바보 그러길래 몸을 챙기라고 몇번을 얘기 햇건만..

너 술 그렇게 마실때 부터 알아 봣따...

너에게 이렇게 꾸지럼 할려고 멜 쓴거 아닌데...

본의 아니게 안타까워서 그런거니 이해해라..

지금 괜찮니?

휴가 나왔다고 넘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나도 알아. 너 지금쯤이면 맘에 독을 품고 집으로 왔겠군... 그 스트레스도 알고...

그렇다고 넘 술 지나치게 마시면 몸도 안 좋다면서.....

간 좀 생각하고 마셔라....

암튼 휴가 축하하고 영화도 많이 보고 그래라...

나 내년 3월 17일에 전역이야. 군생활 789일중에 21?일 남았다.

근데 매달 훈련이라서 여유가 없구나..

전역하면 내가 면회가마.. 남자대 남자 약속으로 꼭 간다..

연락처나 부대 주소 아님 서울에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멜이나 여기 게시판에 적어다오..

나도 성당 가고 싶다. 준식아...

그냥 회개를 하고 싶어서.....

넘 죄를 많이 지은거 같구나.. 마음안에 정말 많은 분노와 화가 있어서리...

사람을 이렇게 미워해본적이 없었는데....

거울을 보면 나도 놀래. 화와 분노로 찌든 얼굴...

어찌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선지 얼굴도 말이 아니다..

이제 아저씨가 된다는게 참 서럽더라.... 젊은 시절을 국방을 위해 주고는 전역하면

아저씨라는게......

나 병장 단거 아니? 원래는 9월에 병장인데 2개월 진급해서리..

7월에 달아야 하는데 행정반 고참이 날 빠뜨려서 8월에 달았다..

축하해줘라.

7월에 휴가 나가서 8월에 병장 단다고 축하해 달라고 했더니

집에서도 외면하더군.... 이제 병장이라서 관심도 없더랑...역시 어딜가나 군인은 찬밥..

준식아 힘들더라도 잘 참고...

역겹고 더럽고 치사해지더라도 잘 참고....

자존심 버리고.. 나이도 잊고...

남자들 다 성질 있지만 덤비지 말고... 아무리 열받게 해도...

내 경험담 얘기하리?

나이 어린 고참이 하도 열받게 하길래 대들다가 정말 힘들어졌었다...

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라...

너 원래 잘 하잖아. 비위도 잘 맞추고 재롱도 잘 떨고....

난 그런거 잘 못해서리. 싫어하면 얼굴 빛이 달라져서리...

시키는거 잘하고 더럽더라도 잘 참고

힘들겠지만 뛰어다니고 열심히 하면 너도 인정 받을꺼야...

내 밑으로 왔으면 정말 잘해줄 자신 있는데...

먹을것도 많이 챙겨주고 그럴수 있는데...

자슥....

남은 군생활 잘 하고 후임 들어오면 너가 당한데로 하면 안 되겠지...

너만은 신세대 군대가 되도록 후임들 실수도 이해해주고 잘 보살펴 주도록...

행동 제약이 많은 신병들 잘 챙겨줘.

이해해줘라. 따뜻한 한마디나 전화 한통화도 시켜주고....

너도 나도 하느님의 자식으로 태어난 사람 아니겠냐?

그 분보다는 못하겠지만 자그마한 티끌보다 더 작을지라도

조금씩 양보하고 사랑으로 감싸안을수 있는 정이 많은 준식이가

되어 군생활 멋지게 뻔지르르하게 할수 있길....

훗날 전역해서 포장마차에서 술한잔 찐하게 하자꾸나.

나도 남은 군생활 후임들에게 많은 사랑 남기고 가는게 소망이다..

연락처 남겨라. 멜 주소 적어줄까?

handc@hanmail.net  내 이름 initial이야...

너 연락처 적어줘라... 이곳 게시판이나 내 멜로 보내라....

준식아 힘내라!!!!

이병 김준식 파이팅!!!! (포 잘 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