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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15 아름다운 쉼터(우산을 접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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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06-15 ㅣ No.428

우산을 접은 아이들(손일락, ‘꿈에 미친 청춘을 응원하라’ 중에서)

일본은 화산지대에 속한 나라인지라 유난히 온천이 많지. 특히 벳푸는 해마다 천오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는구나. 이런 벳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코스를 꼽는다면 바로 다쓰마키 지옥이라 불리는 곳이지.

아빠가 다쓰마키 간헐천을 구경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구나. 아빠는 우산을 받쳐 들고 걸음을 재촉했다. 중간쯤 왔을까, 문득 길 한편을 보니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걷고 있더구나. 차림새로 보아 수학여행을 온 일본 학생이란 짐작이 들었다.

마침내 마쓰마키 지옥에 당도하니, 가이드가 마치 우주선 발사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을 하듯 손나발로 분출 시각을 알려 주더구나. “3분가량 남았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들린 직후였다. 수학여행단의 교사처럼 보이는 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뭐라 외치자 학생들이 일제히 우산을 접는 게 아니겠니? 여전히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말이다. 잠시 후 간헐천은 무서운 기세로 뿜어져 나왔고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다.

간헐천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린 중학생들이 간헐천이 분출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놓칠까 봐 우산을 접는다는 일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일까?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씨! 아빠는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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