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복음묵상]안식일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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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태 [gwingsun] 쪽지 캡슐

2000-03-05 ㅣ No.388

옜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다가 모세의 지휘 아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하느님이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이 모세에게 계명을 주십니다."주일은 놀아야 하느니라. 아무 것도 하면 안되느니라. 밥도 하지 말고, 먹지도 말고, 그냥 놀아라~~ 얘들아, 사랑해~~"

 

그렇게 잘 지내다가, 사람들을 위해 만든 계명에 사람들이 매여 살아가게 됩니다. 큰맘먹고 장만한 핸드폰이 엄청난 요금과 의무사용기간, 그리고 나날이 작고 예뻐지는 친구들의 핸드폰 때문에 애물단지가 되어 가듯이, 소개팅에서 만난 킹카가 웬수가 되듯이, 이스라엘 사람들도 ’안식일’이라면 치가 떨립니다. 일요일이 두려워지고, ’아~ 썅!! 차라리 토요일이 이틀 계속되면 좋겠어~~" 하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우리의 예수님은 이런 상황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며칠 안남았다고 생각해서일까요, 웬만한 사람이라면 그냥 "쫌만 돌아가지 뭐" 하고 잘 뚫린 길로 갈텐데, 굳이 망설이는 제자들을 꼬셔서(아마 ’무대뽀 정신’을 외치시지 않았을까요) 밀밭사이를 지나가고, 잘 익은 밀들 버릴까봐, 밀이삭을 뜯으면서 길을 내도록 하십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회당에서 바리사이들의 속을 한번 뒤집은 후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십니다. 다른 때 같으면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구원하였소" 하셨을 텐데, 오그라든 손으로 먹고 살던 그의 밥줄을 끊으면서까지, "손을 펴시오" 라고 말씀하십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거침없는 행동이. 전 정말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착한 일을 하고, 사람을 살리는 날입니다. 핸드폰은 근검절약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장만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다 편하게 이야기하고, 급한 연락 기다리느라고 집에서 죽치는 일 없게 하기 위해 장만하는 겁니다.

 

보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하루하루의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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