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덴찌-데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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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영 [mymoon] 쪽지 캡슐

2005-08-13 ㅣ No.3560

오늘도 토요일 어린이미사가 끝난 후

몇몇 아이들이 남아서 신부님께서 나누어 주신 과자봉지를 들고

성당 마당에서 떠들며 놀고 있다.

 

"데~ㄴ 찌, 데데~ㄴ 찌!"

 

나는 그냥 듣고 있을 수가 없어 끼어들었다.

 

"얘들아 그게 무슨 말인지 아느냐?"

"지금 편 가르기 하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덴찌-데덴찌가 어느나라 말인지 아느냐고?"

"모르겠는데요."

"제일 큰 아이. 너는 알아?"

"네, 일본말이요."

"그런데 너희들 일본애들이냐?"

"아니오."

"그런데 왜 일본말을 하면서 놀아?"

"???"

"그럼 덴~찌가 우리말로 무슨 말인지 알아?"

"아니오."

"우리 말로는 '하느~ㄹ 땅'이라고 하는거야. 어디 한 번 해봐. 다같이 '하느~ㄹ 땅!'"

"(아이들) 하느~ㄹ 땅!"

"그래. 앞으로 또 덴~찌라고 하면, 너희들  '일본놈'이라고 할거야."

 

어른들은 일제의 잔재를 정리하자고 야단들인데

어린이들은 뜻을 알지도 못하면서 일본말로 놀이를 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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