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마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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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maryfrances] 쪽지 캡슐

2000-06-22 ㅣ No.1336

"좋은 생각" 이란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좋아서...

 함께 하려고...

 

통근 버스 놓친 날

 

그날도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이윽고 저 만치에 통근버스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버스가 내 앞을 쌩 하고 지나치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통근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한 직원이

지나간 버스의 뒤꽁무니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제게 물었습니다

"저 버스, 통근 버스 아닙니까?"

"그런 것 같은데 그냥 가 버리네요."

저 역시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서더니

나이 지긋해 보이는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방금 지나간 버스가 회사 통근 버스 아닌가요."

"맞는데요..."

그러자 기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얼른 택시를 타라고 손짓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차에 오르자 아저씨는 다음 정차 지점까지 버스를

쫓아 가자고 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잠깐 멍해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이 택시는 왜 버스가 가자마자 우리에게 접근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 때 기사 아저씨는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 통근 버스 안에는 우리 아들이 타고 있습니다"

그 말에 한 층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타라고 했을까...

 그 아들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또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바로 통근버스 운전기사예요

 오늘이 버스 운행 첫날인데 혹시나 해서 뒤따라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분을 못 보고 그냥 지나쳐 버렸네요...

 이거 미안해서..."

순간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의마음이란 바로 이런거구나

싶은 생각에 가슴이 저릿해 왔습니다

 

우리모두 잊혀진 얼굴들 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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