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며느리의 한탄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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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희 [young-hee] 쪽지 캡슐

2001-10-06 ㅣ No.2929

 

저번제사 지나갔네 두달만에 또제사네

내눈구멍 찔렀다네 어디가서 말못하네

할수없이 그냥하네 쉬바쉬바 욕나오네

지갑열어 돈냈다네 중노동도 필수라네

 

제일먼저 두부굽네 이것쯤은 가비얍네

이번에는 나물볶네 네가지나 볶았다네

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마 생각나네

엄마탕국 맛있었네 이탕국은 맛없다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다섯시간 전부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이것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땡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색히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뻑뻑하네

허리한번 펴고싶네 한시간만 눕고싶네

그래봤자 얄짤없네 입다물고 찌짐굽네

 

남자들은 티비보네 뒤통수를 째려봤네

주방에다 소리치네 물떠달라 지랄떠네

속으로만 꿍얼대네 같이앉아 놀고싶네

다시한번 가부좌네 음식할게 태산이네

 

꼬치꿰다 손찔렸네 대일밴드 꼴랑이네

내색않고 음식하네 말했다간 구박이네

꼬치굽고 조기굽네 이게제일 비싸다네

맛대가리 하나없네 씰데없이 비싸다네

 

 

남은것은 장난이네 후다다닥 해치우네

제삿상이 펼쳐지네 상다리가 부러지네

밥떠주고 한숨쉬네 폼빨역시 안난다네

음식장만 내가했네 지네들은 놀았다네

 

절하는건 지들이네 이내몸은 부엌있네

제사종료 식사하네 다시한번 바쁘다네

이내손은 두개라네 지들손은 졸라많네

그래봤자 내가하네 지들끼리 밥처먹네

 

부침개를 썰어놓네 과일까지 깎아놓네

이제서야 동서오네 낯짝보니 치고싶네

윗사람이 참는다네 안참으면 어쩔거네

손님들이 일어나네 이제서야 간다하네

 

바리바리 싸준다네 내가한거 다준다네

아까워도 줘야하네 그래야만 착하다네

남자들도 일한다네 병풍걷고 상접었네

무지막지 힘들겠네 에라나쁜 놈들이네

 

손님가고 방닦았네 기름천지 안닦이네

시계보니 열두시네 내일아침 출근이네

피곤해서 누웠다네 허리아파 잠안오네

뒤척이다 일어났네 욕할라고 일어났네

 

컴터켜고 글쓴다네 그래봤자 변함없네

다음제사 또온다네 그때역시 똑같다네

짐싸갖고 도망가네 어딜가도 살수있네

애새끼가 엄마찾네 그거보니 못가겠네

 

망할놈의 제사라네 조상들이 욕하겠네

그렇지만 힘들다네 이거정말 하기싫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일주일만 죽고싶네

십년동안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저 혼자 읽기엔 넘 재미있어 올림니다.

이 글 보시면서 추석명절때 쌓인 스트레스를 엔돌핀으로 바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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