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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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너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너 뿐이야’ 하고 믿어주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가 가라앉을 때 구명대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너 하나 있으니’ 하며 빙그레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예’ 보다도 ’아니오’라고 가만히 머리 흔들어 진실로 충언해 주는 그 한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 석 헌 -
창밖에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부침개가 생각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이 없었던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면서 창밖에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 왠지 모를 편안함에 젖어듭니다. 세상의 온갖 너저분한 것들 우리들 마음 속에 자리한 욕망의 편린들이 하나하나 씻겨져 내리는 것 같아서 저는 비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오늘 문득 떠오르는 함 석 헌씨의 시가 생각나 함께 하고자 올려 봤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비오 올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