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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사순 제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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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1-03-05 ㅣ No.6502

 

 

2001, 3, 4 사순 제1주일 복음 묵상

 

 

루가 4,1-13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심)

 

예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성령을 가득히 받고 돌아오신 뒤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셔서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서 사십 일이 지났을 때에는 몹시 허기지셨다. 그 때에 악마가 예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하여 보시오." 하고 꾀었다.

 

예수께서는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잠깐 사이에 세상의 모든 왕국을 보여 주며 다시 말하였다. "저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저것은 내가 받은 것이니 누구에게나 내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줄 수 있소. 만일 당신이 내 앞에 엎드려 절만 하면 모두가 당신의 것이 될 것이오."

 

예수께서는 악마에게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의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다시 악마는 예수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내려 보시오. 성서에 '하느님이 당신의 천사들을 시켜 너를 지켜 주시리라.' 하였고 또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손으로 너를 받들게 하시리라.' 하고 기록되어 있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떠보지 마라.' 라는 말씀이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이렇게 여러 가지로 유혹해 본 끝에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예수를 떠나갔다.

 

 

<묵상>

 

비움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수록 더욱 약해지는 자신을 봅니다

더 많은 소유

더 많은 명예와 권세

더 많은 아집과 교만이 있어야만 버틸 수 있는

약하디 약한 자신을 봅니다

 

 

당신이 처음에 지어내신 제 자신은 강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벌거숭이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낮은 갓난아이

너와 너를 구별할 줄 모르는 순수한 한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강한 저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약함을

아무 것도 지니지 않은 강함으로 이겨내신 당신을 봅니다

 

 

아무 것도 지니지 않았음에도

그것마저 비우기 위해

아무 것도 없는 곳으로 떠나신 당신과 함께 길을 떠납니다

 

 

단 한번에 이루지지는 않을지라도

조금씩 조금씩

소유와 명예와 권세와 아집과 교만을

한 술 한 술 떠서 미련없이 벗어던지려 당신을 따라 나섭니다

 

 

제가 쌓은 약함을

당신의 강함으로 채우기 위해

오늘도 당신을 따라 힘차게 한 걸음 내딛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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