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저도 시골에 다녀 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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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오후 9시 15분.
뚜 - 뚜 - 뚜.. " 여보세요? " 엄마다.
" 엄마, 나 영동.. 여기서 35분 버스라네. "
" 응, 그래. 엄마가 터미널까지 나갈께. "
" 너무 일찍 나오지 말고, 시간 맞춰 나와. "
" 그래, 조금 있다 보자! "
뚝 - . .
무주로 달리는 버스.. " 좀 더 빨리 달릴 순 없나! " 하며 차창 밖 하늘을 올려다
봤어요. 아직 커다란 둥근 달과 별들!!
불꺼진 무주 터미널 입구 의자에 한 분이 앉아 계셨어요.
쌀쌀한 밤 공기에 전화 끊자 마자 나오셨을 우리 엄마!! 우리 엄마!!
크게 숨 한 번 쉬고,
" 엄마! 정말 공기가 다르다, 달라. "
" 다르긴.. 다 똑같지.. "
" 정말 다르다니깐.. " 하며 엄마 손을 꼭 잡고 집으로 오늘 길!
우리 집 마당 불이 환하게 켜져 있더구만.
" 아버지가 켜 놓으셨나 보다.. " 라는 엄마의 말씀.
" 아빠, 저 왔어요. " " 왔어? 아이고, 우리 딸! 추웠지? " 하며
두 손을 꼭 잡아 주시는 아빠!
" 엄마! 나 배고프당.. " 했더니, 씻는동안 얼른 저녁을 차려 주시는 엄마! . .
엄마 화장대 앞에서 머리를 빗으며, 화장대 바닥 유리 사이로 아직까지
끼워져 있는 사진 한 장.
단발 머리에 하늘 색 한복을 입고, 웬지 어색한 자세와 살짝 옆으로 향한 시선!
" 엄마, 이제 이 사진 좀 치우지 그래. " 했더니만, " 왜, 이쁘잖아.. " 그리고
" 아버지가 가만히 두라 " 고 하셨다고.. 하신다. " 이쁘긴 촌스럽지. " . .
아침에 산으로, 약수터로 바쁘게 다녀온 저에게 아빠가 깜짝 놀라십니다.
" 미리야! 머리색이 그게 뭐냐? "
" 왜. 왜! 이상해? 어제 했는데.. "
" 노랗잖아.. 점잖치 못하게.. " 하며 약간 화를 내신다.
" 알았어. 이상해? 그럼, 다시 검정색으로 바꿀께.. " 했는데도, 언짢으신가보다.
갑자기 집안 분위기 썰렁 ~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에 뇌물을 바쳤다.
아빠가 좋아하시는 " 단팥빵 " 으로..
그제야 웃으시는 아빠를 보며.. " 많이 약해지셨네! "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
돌아올 때 마당에서 " 아빠! 저 10월달에 또 올께.. 그리고 머리 점잖게 하고 다닐께요. "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 .
기차에서 잠깐 생각해 봤는데..
야단을 맞아서 그랬는지, 아빠하고 그다지 많은 얘기를 안했다는거.
( 내가 마당에서 있을 때 아빠가 나오시면 난 거실로, 운동하시고 들어오시면
난 다시 동생 방으로.. )
섭섭해하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제야 드네요.
하지만, 아빠 제 마음만은 그런거 아니라는거 아시죠??
아직까지도 화 내시면 너무 너무 무서운 우리 아빠!!
그렇게 오래 같이 살았으면서도 비유 하나 제대로 못 맞추는 딸!
이젠 그만 화 푸시고..
"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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