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어느 한 말년 병장의 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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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만 [Blueyes] 쪽지 캡슐

1999-07-20 ㅣ No.799

 

 

 

 

떡대가 그저께 외박을 나왔다가 어제 부대로 들어갔다.....

 

떡대는 8월 9일이 제대날이다...

 

이제 더이상 그의 휴가및 외박은 집에서 환영받지 못한다....-_-

 

 

 

첫휴가때...머덜은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차려냈었다...

 

그리고 밥을 먹는 떡대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었다...

 

그러나 그저께 그는....

 

내가 먹다남긴 찌개에 찬밥을 비벼먹었다...-_-

 

그리고 묵묵히 밥을 먹는 그런 떡대의 등짝에 대고 머덜은 말했다...

 

 

 

  "말년휴가 또 있다구 했냐..?? 그건 웬만하면 나오지 말지 그러냐~"

 

 

 

 

떡대의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이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불쌍한놈....

 

목이 메이는지 밥을 삼키지도 못한체 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저녁무렵..떡대는 후랜드들을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

 

용돈을 기다리는 떡대앞에..안방문을 굳게 잠겨있었다...

 

노크를 하자 안방의 불이 갑자기 꺼졌다...-_-

 

당황한 떡대가 나를 돌아봤다....

 

나역시 기가찼다....

 

 

 

 

         "어쩌라구?? 내 돼지저금통이라도 뜯어주랴?? "

 

 

 

 

 

울면서 나갔다....

 

그러게 월급이라 모아서 나올것이지...

 

대책없는 놈....-_-

 

 

 

 

그리고 새벽1시..

 

떡대는 들어올줄 몰랐다.....

 

예전같으면 언제 들어오려나 하는 걱정에..

 

거실을 서성이며 떡대의 컴백홈을 기다리던 머덜였건만...

 

떡대를 잊은냥...고요한 안방에선 머덜의 코고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아침...시끄러워서 일어나보니..

 

머덜이 떡대를 뚜드려패고 있었다...

 

 

 

 

써리)오늘 부대루 들어갈 애를 왜 패구 그래?? -_-

 

머덜)이놈이 라면끓여먹는다구 냄비를 불에 올려놓구 잠이 들어서..

우리집 불날뻔했다!!!!!  내가 일찍 깨서 발견했기에 망정이지~

 

써리)아니..이노무자식이...-_-*

 

 

 

같이 뚜드려팼다....

 

아직도 구만리인 나의 인생이 끝날뻔 했다는 울분이 격하게 밀려왔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 떡대...

 

언뜻 쳐든 얼굴에서..뭔가 갈구하는(-_-...)듯한 눈빛을 보았지만...

 

외면했다...

 

내인생이 더 중요했다....-_-*

 

 

 

방에서 한동안 흐느끼던 떡대가..주섬주섬 군복을 챙겨 입더니...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려는듯 군화를 신었다...

 

 

 

 

써리)어디가냐?? -_-*

 

떡대)어?? 응...신경쓰지마..저 부대 들어갈라구...제대해서 올께 그때바~^^;;;

 

 

 

 

 

 

 

눈물이 채 마르지도 않은 얼굴로 미소를 띄우며 집을 나서는 떡대...

 

무척이나 안쓰러워만 보였다....

 

담에 제대해서 집에 올땐 동네에 풀랜카드라도 만들어

 

걸어주리라..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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