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사랑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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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숙 [B612-J] 쪽지 캡슐

2000-08-25 ㅣ No.2794

나의 사랑에선

늘 송진 향기가 난다

 

끈적거리지만

싫지 않은

아주 특별한 맛

 

나는 평생

이 향기를 마시기로 한다

아니 열심히 씹어보기로 한다

 

흔들리긴 해도

쓰러지진 않는

나무와 같이

태풍을 잘 견디어낸

한 그루 나무와 같이

 

오늘까지

나를 버티게 해준

슬프도록 깊은 사랑이여

고맙고 고마워라

 

아직도 내 안에서

휘파람 불며

크고 있는 사랑이여

 

내 마음안에

이렇듯 깊은 우물 하나

숨어 있는 줄을 몰랐다

 

네가 나에게

사랑의 말 한마디씩

건네줄 때마다

별이 되어 찰랑이는 물살

 

어디까지 깊어질지

감당 못하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도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낯선 듯 낯익은

나의 우물이여

 

 

이해인 수녀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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