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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cicicoo] 쪽지 캡슐

2001-11-07 ㅣ No.7350

저희 옌벤에선 말임다, 삼수생? 고건 장수생 축에 끼지도 못함다

 

삼수생은 혼자 OMR 카드 마킹도 못함다

 

5 수 정도는 해야 고저 혼자 모의고사 마킹도 하고, 채점도 함다

 

한 10수 정도 하면 이제 연륜이 묻어남다

 

마킹하다가 실수해서 답안지 바꾸는 일 절대 업씀다

 

눈 감고 팍팍 찍어도 390 정돈 나옴다

 

이제 15수 쯤 하면 이거 장난 아님다

 

시험 볼 때 대충 흘낏 보고 찍어도 만점 받고 시간은 남아 돔다.

 

어쩌다 398 점 맞으면

다른 15 수생들이 ’무슨 걱정거리 있네?’하고 위로해줌다.

 

15 수생은 보고 난 참고서만 땔감으로 써도 석달 열흘 걱정 없음다.

 

20 수 하면 이제 맞고 틀리고는 초월한 상태임다.

 

참고서도 두어권 저술하고, 가끔 선생님 대신 수업도 뛰어줌다.

 

년말에는 교육부에서 수능 문제 낼 때 자문 요청 해옴다.

 

이쯤되면 모의고사 성적표만 가지고도 땔감 걱정 없슴다.

 

25 수 하면 교육부에서 금별 달아줌다.

 

모의고사 볼 때 중앙, 대성 시험지 두 개 동시에 딱 받아서리

 

남들 하나 풀기도 바쁜데 혼자 두 개 다 풀고

 

시간 남아서 채점까지 함다.

 

물론 각각 400 점, 합쳐서 800 점 받씀다

 

이젠 모의고사 접수증 가지고 땔감으로 써도 겨울 다 지나감다.

 

 

 

 

...어릴적이었슴다...

 

갑자기 밖에서 ’불이야!’하는 소리가 들렸슴다!

 

나가보니 엄청나게 큰 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

 

덮고 있었슴다!!!

 

전 처음에 화산이 폭발한 줄 알았슴다!!

 

아니었슴다!!!

 

 

 

 

 

 

 

 

 

 

 

 

 

그것은 30년 묵은 장수생이 쓰고 난 컴퓨터용 사인펜 더미를

 

불태우는 것이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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