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2/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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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2-25 ㅣ No.3120

다해 재의 수요일

 

복음 : 마태 6,1-6.16-18

 

가면 무도회

 

사람은 가면을 쓰고 사는 것이 아닐까? 거울에 보이는 내 얼굴이 진짜 내 모습일까? 거울 뒤에 숨겨진 진짜 내 얼굴이 따로 있지는 않은지... 사람은 어쩌면 누구나 그때그때 필요한 적당한 가면을 바꿔 쓰고 사는 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도 가끔 내가 나 같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지금 나의 삶이 가면 무도회같은 삶은 아닌지 반성해 보게 됩니다. 주님은 다 아실텐데... 나의 부족한 모습, 나의 부끄러운 모습, 다 아실텐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남들의 시선에 얽매여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숨은 것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가 봅니다. 그런 것들이 분명 시간 낭비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는 걸까요? 왜 우리는 스스로 점수 깍이는 행동을 하는 걸까요? 그건 아마도 오늘 복음 말씀처럼 우리의 숨은 선행들이 하늘 나라에서 드러날 것이라는 주님의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위선자들처럼 인간에게 잘 보이는 노력은 필요없겠지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노력보다는 오히려 하느님께 잘 보일 수 있는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필요에 따라 이런저런 가면을 바꿔 쓰며 나를 적당히 감출 수 있지만 그 가면 뒤의 내 모습은 감출 수 없겠지요? 가면을 벗고 자유로워지는 일, 그리고 진짜 내 모습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 그것이 바로 신앙생활이 아닐까요? 숨은 것도 보시는 하느님이심을 안다면 언제나 가면 속에서만 살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이번 사순시기 동안 나의 까만 얼굴을 가리는 하얀 가면을 벗는데 주력해야 겠습니다. 가면을 벗고 이웃을 바로 볼 수 있는 사순시기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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