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 Q&A 코너
거울 속에 살아 계신 할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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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7 ㅣ No.2820
오늘
거울 속에 살아 계신 할배를 뵙고서
눈이 마주치고서
내 벗이 흐느낀다.
보고 싶은 할배,
아무 말씀 없으셨던 할배,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아셨는지
내내 응시(凝視)에 응시(凝視)를 하시다가
손자(孫子)들 중의 맏이 맏손자[큰손자, 적장손(嫡長孫)]에게
"삼배다"
짧게 한 말씀만 하셨던 할배.
38년전 1984년 8월 초 그날,
고향집 찾아가
할배, 할매에게
각각 삼배를 하였던 그날,
그 슬펐던 장면 떠올리며
내 벗이 흐느낀다.
할매는
"머할라꼬 그 먼데 가노,
언제 돌아올끼고?"
하시면서
한여름 뙤약볕에
구부러진 허리에 뒷짐지고
가뿐 숨 내쉬면서
종종걸음으로
정류소까지 내려오시면서
눈물 흘리면서
노자돈 주시고
마지막 배웅까지 하셨지...
언제나 음력 생일 챙겨주셨던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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