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명절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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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7-09-27 ㅣ No.7686

    어느 며느리의 명절 사언절구(四言絶句)

    명절마다 고생하시는

    며느님들 웃으시라고 올려봅니다.


    저번제사 지나갔네 두달만에 또제사네
    내눈내가 찔렀다네 어디가서 말못하네
    할수없이 그냥하네 쉬바쉬바 욕나오네
    지갑열어 돈냈다네 중노동도 필수라네

    제일먼저 두부굽네 이것쯤은 가비얍네
    이번에는 나물볶네 네가지나 볶았다네
    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마 생각나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다섯시간 전부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이것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때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넘이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뻑뻑하네
    허리한번 펴고싶네 한시간만 눕고싶네
    그래봤자 얄짤없네 입다물고 찌짐굽네
    남자들은 티비보네 뒤통수를 째려봤네

    주방에다 소리치네 물떠달라 지ㄹ떠네
    속으로만 꿍얼대네 같이앉아 놀고싶네
    다시한번 가부좌네 음식할게 태산이네
    꼬지꿰다 손찔렸네 대일밴드 꼴랑이네

    내색않고 음식하네 말했다간 구박이네
    꼬치굽고 조기굽네 이거제일 비싸다네
    맛대가리 하나없네 씰데없이 비싸다네
    남은것은 장난이네 후다다닥 해치우네

    제삿상이 펼쳐지네 상다리가 부러지네
    밥떠주고 한숨쉬네 폼빨역시 안난다네
    음식장만 내가했네 지네들은 놀았다네
    절하는건 지들이네 이내몸은 부엌있네

    제사종료 식사하네 다시한번 바쁘다네
    이내손은 두개라네 지들손은 졸라많네
    그래봤자 내가하네 지들끼리 먹는다네
    부침개를 썰어놓네 과일까지 깍아놓네

    이제서야 동서오네 낯짝보니 패고싶네
    윗사람이 참는다네 안참으면 어쩔거네
    손님들이 일어나네 이제서야 간다하네
    바리바리 싸준다네 내가한거 다준다네

    아까와도 줘야하네 그래야만 착하다네
    남자들도 일한다네 병풍걷고 상접었네
    무지막지 힘들다네 애라나쁜 놈들이네
    손님가고 방닦았네 기름천지 안닦이네

    시계보니 새벽두시 오늘아침 출근이네
    피곤해서 누웠다네 허리아파 잠안오네
    뒤척이다 일어났네 욕할라고 일어났네
    컴터켜고 글쓴다네 그래봤자 변함없네

    다음제사 또온다네 그때역시 똑같다네
    짐싸갖고 도망가네 어딜가도 살수있네
    아들놈이 엄마찾네 그거보니 못가겠네
    망할놈의 제사라네 조상들이 욕하겠네

    그렇지만 힘들다네 이거정말 하기싫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일주일만 죽고싶네
    이십년을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남편의 추석 일기

    -어느 남편의 명절 사언절구(四言絶句)-

    벽에걸린 달력보니 어이쿠야 추석이네
    짐싸면서 투덜대는 당신 보면 괴롭구나

    마누라야 니만되나 눈치보는 나도되다
    아내들은 육체노동 가장들은 마음고생

    욕을해도 추석가고 웃고해도 세월간다
    속편하게 보여지는 직장얘기 들어보게

    직장에서 더러븐꼴 속속들이 밝혀봄세
    새파란게 상사라고 반말거리 예사하고

    영업실적 나쁘다고 결재서류 날라가네
    봉급쟁이 오장육부 시꺼멓게 다탄다네

    존심눌러 꾹꾹참다 눈을치켜 떠보자니
    짤라삐까 지방갈래 막말마구 하는구나

    쉬바쉬바 욕나와도 아부웃음 지어야지
    내자리에 돌아와서 담배뻑뻑 피워대니

    주위동료 안됐는지 소주한잔 하자하네
    술에취해 실려온날 그날낮에 벌어졌네

    내일은꼭 사표낸다 너이놈아 잘살아라
    사직서를 주머니에 꼭꼭써서 간직했네

    해장국을 끓여주며 학원비를 걱정하는
    당신얼굴 쳐다보며 사직서를 찢었다네

    눈물펑펑 쏟으면서 변소에서 찢었다네
    당신없고 자식없음 내가말라 이라겠노

    어릴적꿈 장군이요 주위기대 컸었다네
    마누라야 잘난서방 직장에서 이래산다

    시엄마와 얘기해도 야단맞나 속이철렁
    시누하고 마주봐도 싸움났나 속이덜컹

    그리힘이 든다하면 다음부터 내가하마
    당신하고 시댁식구 온천가라 내가한다

    마누라야 우지마라 속상하다 울지마라
    남편신세 처량타고 눈물콧물 내지마라
    시누하고 시동생이 당신자랑 침마른다

    시엄마가 섭섭해도 잠시잠깐 참아봐라
    동서들이 미워뵈도 형님노릇 쉬운일가

    모로가도 사흘가고 도로가도 사흘간다
    부모들이 사신다고 천년만년 사실쏘냐

    부모에게 베푼만큼 자식들이 돌려주니
    콩심은데 팥이나나 효도해야 효도받네

    마누라야 고맙구나 자네정말 착하구나
    자네조금 참았더니 온집안에 칭찬자자

    당신얼굴 밝게하니 보름달이 따로없다
    이번추석 마치거든 우리둘만 시간내자

    이리옆에 오자꾸나 내팔베개 빌려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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