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연중 4주일

인쇄

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4-02-02 ㅣ No.2868

연중 4주일

루가 4,21-30

하느님께서는 더 큰 보화를 준비하신다

 

+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이들의 분위기가 최고조로 올라갔다가 갑자기 확 떨어져버립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대리자로 보고 알고 있다가 그들의 눈이 갑자기 세상 사람의 눈으로 다시 돌아와 버렸기 때문입니다.

 

성서를 한 번 살펴보로록 합시다. 루가 복음 4장 22절의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을 칭찬하였고 그가 하시는 은총의 말씀에 탄복하였다. 그리고 ‘저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하고 수군거렸다.

 

기적은 감사와 기쁨 그리고 신뢰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만약 오늘 복음 서두에서처럼 예수님께 대한 칭찬과 은총의 말씀에 탄복하는 그 마음이 사람들 안에 계속 유지되었다면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많은 기적을 당신의 고장에서 행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자신들에게 굴러온 복을 송두리째 자신의 발로 직접 차 버린 것입니다.

 

이렇듯이 하느님의 복은 은총은 어느 특정인물들에게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복을 받을 것이냐 아니면 내 발로 차 버릴 것이냐 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뭄에 금같은 비가 내린다 해도 내가 맞기 싫으면 그만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런 상황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이방인들의 예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사렙다의 과부와 나아만의 이야기.

  

사렙다 과부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열왕기상권 17,8-16의 말씀.

 

8  야훼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9  "여기를 떠나 시돈 지방의 사렙다로 가서 그 곳에서 살도록 하여라. 거기에 한 과부가 살고 있는데 내가 그 과부로 하여금 너에게 음식을 주도록 해 놓았다."

10  그래서 엘리야는 그 곳을 떠나 사렙다로 갔다. 마을에 들어서 보니 한 여인이 땔감을 줍고 있었는데 과부였다. 엘리야는 그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 "목이 마른데 물 한 그릇 떠 주실 수 없겠소?"

11  여인이 물을 뜨러 가는데 엘리야가 다시 불러서 말했다. "기왕이면 떡도 한 조각만 가져다 주시오."

12  여인이 대답하였다. "군 떡이 없읍니다. 있다면 천벌을 받아도 좋습니다. 저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뒤주에 밀가루 한 줌과 병에 기름 몇방울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 땔감을 조금 주워다가 저희 모자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있는 것이나 모두 먹을 작정이었읍니다."

13  엘리야가 과부에게 말하였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시오. 집에 들어 가서 방금 말한 대로 음식을 준비하시오. 그러나 음식을 만들어 나에게 먼저 한 조각 가져오고 그 후에 아들과 함께 들도록 하시오.

14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내가 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릴 때까지 뒤주에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병에 기름이 마르지 아니하리라.'"

15  이 말을 듣자 과부는 곧 집 안에 들어 가 엘리야가 말한 대로 하였다. 그리하여 엘리야와 과부 모자에게는 먹을 양식이 떨어지지 않았다.

16  엘리야가 전한 야훼의 말씀 그대로 뒤주에는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았고 병의 기름도 동이 나지 않았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이 성서의 말씀을 믿으십니까? 여러분의 믿음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과부에게 엘리야의 방문은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예언자가 하느님의 은총인줄도 모르고 과부가 귀찮다고 쫓아버렸거나 자신도 먹을 것이 없다고 떡 한 조각 주기를 거부했다면 그 여인과 아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기서 예화 한 가지를 더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느님께 인색한 자. 어느 나라에 한 거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거지가 있는 곳에 그 나라의 왕이 행차한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그 나라의 왕은 아주 선한 왕으로 소문이 나 있었고 항상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든 국민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거지는, 기회는 이 때다 싶어 한 몫 크게 챙길 생각으로 왕이 행차하는 그 길목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불쌍한 모습으로 누워있었습니다.

 

드디어 왕이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거지는 십분 용기를 내어 왕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폐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랫동안 먹지 못해서 굶어죽을 지경입니다.”

 

왕은 그 거지를 불쌍하게 생각하며 “그렇다면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혹 나에게 줄 것이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거지는 속으로 ‘아니 왕이 거지한테 무엇을 달라고 한단 말이야 하며 속으로 투덜거렸습니다.’ 그 거지에게는 막 동냥한 조그만한 쌀 한 부대가 있었습니다. 거지는 그 쌀이 너무도 아까워 속으로 투덜거리며 쌀 몇 톨을 왕에게 건넬 뿐이었습니다. 왕은 그 쌀을 기쁘게 받은 후 신하에게 말했습니다. “이 쌀의 무게만큼 금으로 바꾸어 주어라” 거지는 쌀 한 부대를 다 주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했지만 왕은 이미 떠나가고 없었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봉헌하는 그 모든 것은 단지 금전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것에 대한 십일조입니다. 우리의 시간과 우리의 수고와 우리의 정성과 나에게 지금 주어져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감사의 봉헌인 것입니다.

 

제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아들을 하느님께 제물로 봉헌했기 때문에 당신께서 편히 살고 있노라고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혹 그 이야기가 맞는다 하더라도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 말씀으로 표현한다면 하느님게 바쳐진 제물인 저도 너무도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예화에 나왔던 그 왕처럼 우리 모두에게, 당신께 끊임없는 투자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늘나라를 위한 투자. 공짜로 얻거나 쉽게 얻게 되는 것은 금방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의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느님께 인색한 자. 우리는 하늘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투자하고 있습니까?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께 자비를 얻기를 원하십니까? 하느님의 은총을 얻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얼마나 내 자신이 하느님 앞에 옳은 지향을 가지고 나아가려 했는지. 내가 얼마나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살고 있는지를 한 번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일을 하고 하느님께서는 저의 일을 해 주십니다. 믿으십니까?

 

결국 어찌 보면 세상의 표현으로 우리는 남는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위해서 아무리 최선을 다 한다 하더라도 고작 하느님의 한 말씀보다도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머리로는 알고 있으되 나의 온 몸으로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렙다 과부의 이야기는 단지 소설 속의 전설 속의 이야기로 치부해 버립니다. 한 번이라도 이를 실행에 옮기신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는 여전히 하느님께 드리는 것은 아까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인과 아벨의 제물 중에 왜 하느님께서는 아벨의 제물만을 기쁘게 받으셨을까요? 이는 카인이 하느님께 봉헌하는 제물을 아까워했기 때문입니다. 나의 시간이던지 나의 재물이던지 나의 감사던지 나의 정성이던지.

 

오늘 복음 안에 사렙다 과부가 자신의 밀가루 한 줌이 아까워 하느님의 사람에게 푸대접을 했다면 그 과부와 아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늘 예화에 나왔던 그 거지가 그 왕이 참으로 선한 왕이었음을 확고히 믿었다면 자신과 같은 그런 불쌍한 사람들을 참으로 가련히 여기어 도와주는 왕이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믿었다면 그가 쌀 한 줌을 정말 아까워했을까요?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이들은 바로 하느님께 끊임없이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가진자는 더 갖게 될 것이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진 것 마저 빼앗길 것이다.

 

이는 하나의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감사가 또 다른 감사를 낳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의 모든 것을 하느님을 위하여 하늘나라를 위하여 투자하도록 합시다. 아멘.



7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