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고스톱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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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6 ㅣ No.2648

 저는 쉬는날이면 가능하면 집으로 갑니다

집에는 칠십삼세 꽃다운 저의 어머님이 계십니다

이 양반이 얼마나 정정하신지

미사를 다녀오시면

어떤 신부는 어떻고 강론은 어떻고 당신나름대로의 품평을 하십니다

여행도 잘다니시고요

 

저는 어머니를 만나면 늘 고스톱을 칩니다

첫째이유는 용돈을 드리려는 목적으로

둘재는 어머니의 치매를 막는 수단으로

인정사정없이 칩니다

화투를 치면서 즐거워하시고 때로는 골을 내시는 어머니를 보는 기쁨이 큽니다

오마니 그냥 이대로 건강하게 사시고 절대로 병석에 눕지마세요

하는 것이 고스톱을 칠때의 저의기도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제가 화투를 꺼냇는데

어머님이 오시지를 않는 것이엇습니다

왜 그러세요?

어머니는 아무런 대답도 안하시다가

부루퉁한 한마디를 던지셧습니다

본당신부가 하지말래

  • 고스톱을 치는 것은 죄가 된다고 기도나 하래
  • 아들이 신분데 그것도 모르냐고 핀잔먹었어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 그래요?
  • 저는 속으로 아니 어떤 새끼가 기딴소리를 한거야 하고는
  • 당장에 그 신부에 대한 신원조회착수..동창신부에게 전화를 하니 아 그놈 망종이야 지는 맨날 골프나 치고다니면서 신자들 야단만 치는 놈이야 하는 것...
  • 아니 후배놈의 XX가 감히
  • 거기다 지는 시간만 나면 골프치러 다니는 놈이
  • 할머니들 화투도 못치게 해

오마니 괜찮으니 치소

내중에 내가 그놈 손볼끼구마

그래도 오마닌 선배인 내말보다 못같은 그놈이 더 신경을 쓰시는 듯

...

할마니 오마니

괜찮으니 치소

기껏해야 십원자리 인데

치소 괜찮소

치매예방에는 고스톱이 최고라요

화토칠때는 며느리욕도 안하고

무아지경에 빠지지 않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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