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착한 사람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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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세택 [stwee] 쪽지 캡슐

2002-11-11 ㅣ No.2111

          

흥부와 놀부 이야기에서 흥부같이 살려는 사람이 요즘에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흥부를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여기고 차라리 놀부가 더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왜 옛날 사람들은 흥부같이 살기를 바라고 권장하였을까.

 

흥부는 영악하지도 못하고 자기 가족들을 잘 살게 하지도 못하고 심성이 여리기만한 무능한 사람인데 옛날 사람들은 그런 삶의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본 것 같다. 놀부같이 영악하고 절대로 손해보지않고 자기 가족들만 챙기는 사람들을 안좋게 생각한 것이다. 요즘같이 생존경쟁이 극심한 시대에는 하품나올 얘기이다. 자기 아들이 흥부같으면 부모들이 무척 걱정할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놀부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제는 자식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부모도 드문 것 같다. 착한 사람들이 더 이상 좋게 보이지 않고 무능한 사람으로 매도 당하는 시대가 된 모양이다.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에 보면 분명히 주인공은 유비이다.

유비를 가장 좋게 보고 유비를 중심으로 책이 쓰여있다.

그러나 요즘 독자들 중에서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중 유비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제갈공명을 좋아하고 조조에게 관심이 있지 우유부단하고 무능력해 보이는 유비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무능해 보이는 유비에게 왜 그 똑똑한 제갈공명이 숙이고 들어가서 충성을 다하고 조조가 무서워하는지 독자들은 잘 이해가 되지않는다.

 

유비는 착한 사람이다.

 

원수에게도 모질지 못하고 자기가 살기 위해서 남을 배신하지 못하고 주위의 형제와 부하들에게  바보같이 잘해주고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 시대에서는 무능한 사람의 표본으로 매도 당할 사람이지만 옛날에는 그런 사람들을 존경하고 두려워했던 모양이다.  그런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도와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세월은 많이 흘러 지금은 착한 사람 보기가 힘들고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모처럼 착한 사람을 봐도 존경하는 경우가 별로 없고 비웃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요즘같이 살벌한 세상에서는 착하게 살기도 힘들다.

 

그러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간 세상은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기는 마찬가지이다.

 

여러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세상에서 서로 조금도 손해 안보겠다고 하고 주위 사람들이야 죽든 말든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고 하면 그 사회가 바로 유지가 될까? 만일에 그런 이기주의가 만연하면 그 사회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쟝글이 되어서 세상의 질서가 송두리때 깨지고 아무리 힘이 센 사람이라도 늘 불안에 떨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 사회가 그래도 유지가 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려면 남을 위해서 어느 정도 내 것을 희생하고 양보하는  그런 마음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지도 않는 것 같으니 앞으로 이 사회가 어떻게 될까 두려운 마음이 든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우리사회가 그렇게 무질서하게 깨지지않고 유지가 되는 것을 보면 구석구석에  착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문제는 그런 착한 사람들이 제대로 존경을 받지를 못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영악하게 산 사람들이 존경받고 유명해진다는 것이다. 어떤 수단 방법이든지 돈 많이 벌고 출세한 사람들이 불쌍한 사람들 돕고 이웃에게 헌신한 사람들보다 더 존경받는 시대가 되었으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하기가 힘이 든다. 그렇게 아이들을 이기적인 사람들로 키우면 앞으로 이 사회는 어디로 갈까.

 

 

지금이라도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아이들에게 이웃을 배려하고 양보할 줄 아는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기를 바란다. 그저 나만 잘먹고 잘살고 우리 가족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 우리나라만 잘살면 된다는 그런 생각이 아니고 이웃을 위해서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양보할 줄 아는 그런 사람 남과 다른 나라도 걱정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내 주위에서 흥부와 유비같은 착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라고 또 그런 착한 사람들이 제대로 인정받고 존경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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