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한때.....

 

 돈이 생기면 LP레코드 판과 책 한권, 아님 연극 한편을

 

보면서 훗날 크면 돈 벌어 이 세가지를 왕창, 많이 사야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근성 중에 못된 근성이 있는데 .....

 

 그건 부끄럽게도 고백 하건데 "거지 근성과 노예 근성이

 

있다는 것 입니다.

 

 버리지 못하고.... 남이 버린거 잘 줏어오고...

 

 남을 지배하는니 복종 받길 원하고...

 

 그래서 그런지 이십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결혼 전에

 

보았던 연극 티켓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작은 노트에

 

 빛이 바랜 상태로 붙여져 있습니다.

 

 지금은 중견이 되었지만 탈렌트 서인석씨 강태기...

 

 추상미씨의 아버지인 추송웅씨의 연극 " 빨간 피터의

 

고백은 삼일로 창고 극장에서 보았는데 너무나 좋아

 

 대사하는 배우의 침이 튀겨 맞아도. 등장하는 배우의

 

발에 손등이 밟혀도 끝나고 나면 내가 마치 무대에 올랐던

 

 배우나 된듯이 어찌나 뿌둣했던지요..

 

 샤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뭔 말인지 못

 

알아 들었는데 지금 세월이 지나니 알게 되더군요.

 

 지금도 가끔은 아주 가끔 연극을 보러 가지만...

 

 그때 그 창고극장이며.... 연극이 끝나고 명동 길을

 

걷던 생각이 가끔 나곤 합니다.

 

 나이 먹은 여자의 특징이 " 그랬었지~ 하는 과거

 

회상형의 말이 많타던데 나일 먹어 갑니다...저도!

 

 그때는 제가 천주교 신자가 아니였기에 그냥 선전문구

 

"일곱가지 베일의 살로메의 춤""하며 신문에

 

 선정적인? 춤 이야기만 돋보이게 (물론 광고 효과

 

였겠지요) 기재 되었고 당시에 잘나가던 ? 탈렌트

 

김선녀씨던가  하는 여 배우가 살로메역을 한다는 것이 였습니다.

 

 "세실 극장" 이란 곳에서 살로메를 만났습니다.

 

 그때 성서에 문외안 이였는데....

 

 헤로데 대왕이 나오고 요한이 나오고. 왕비 가

 

나오고 (그땐 왕비 헤로디아 이름을 몰랐음 그냥 왕비

 

였다고 생각) 살로메가 나오는데 무대는 감옥과 생일 잔치

 

 두 장면만 연출 되었지요.

 

요한이라는 사람이 헤로데 대왕한데 마구 따지는 장면과

 

 조금 시간이 흐르자 왕비가 아양을 떨다 생일 선물이라며

 

 쨘~ 하니까 어떤 소녀가 나와서 잠자리 날개 같은 옷을

 

 입고 하나하나 벗어가며 춤을 추는데 교태스런 장면이

 

 연출되어 구경하는 어떤 관객이 아~ 하는 신음소리를

 

내 모두 웃었던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 쟁반에 보자기에 싸여서 요한의 얼굴이라고

 

나오는데 있지도 않을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헉! 하고

 

놀라는 장면에 눈치챈 관객들이 또 웃음을 터트렸던

 

기억이....

 

 그런 기억 속에서 25년 전에 전 살로메를 만났었습니다.

 

 이제 성서를 배우면서 다시 만나게 되니 참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살로메를 그렇게 지난 젊은 날의 내 청춘에 만났었는데..

 

 25년 세월 !

 

 그거 잠깐이더라구요.

 

 어제 병원 봉사 (늘 봉사라는 말이 부끄럽구

 

죄송스럽지만) 병원에 갔었다구하면 어디 아프냐고

 

묻기에..

 

 어느 환자 분의 말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오늘 저녁 먹고 내일 못 일어나 죽었다고 하면 억울하지

 

 않는데요~ 막상 의사가 당신 3개월 뿐이 못 살것 같다고

 

정해주니 그 말은 너무 억울한것이어요....."

 

 미사 중에 드리는 "순례자의 노래"가 나도 모르게

 

허밍으로 부르게 되는 아침입니다....

 

 " 인생은 언제나   외로움 속의 한 순례자

 

   찬란한 꿈마저 말없이 사라지고 언젠가 떠나리라..."

 

 " 인생은 언제나 나무잎 바람이 부는대로 가네

 

  잔잔한 바람아 살며시 불어다오 언제가 떠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