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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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창 [wkdr] 쪽지 캡슐

1999-12-22 ㅣ No.852

드디어 길창이가 저의 글을 읽는 분들을 위해 글자를 크게 썼어요.잘했죠?

 

아! 드디어 어제 천축이 끝이 났어요.교사들 지금은 모두들 거의 뻗어겠죠? 암튼, 이젠 끝이 나니 속이 후련하네요.하지만 반면 너무나 허전해요.천축이 끝남과 동시에 이젠 구십구년도 끝이 나고 더불어 초등부도 끝이 날테니깐요.

 

어제는 힘들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젠 더이상 교사들과 같이 있을 시간이 없을것 같아 그냥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처음에는 마구 떠들었는데, 순간 기분이 너무나 찹찹해지더라구요. 이젠 이런 자리가 다시는 없겠지 하는 생각에 순간 너무나 감상적으로 변했어요. 다른교사들은 제가 졸린줄 알았나 봐요.말이 없는 것이.....

전 야간 근무를 쓰기에 밤새는 것은 그리 힘들지가 않답니다.

 

언젠가 내가 아는 선배형이 그랬어요. 초등부가 없어지는데 왜 싸우지 않느냐고, 난 뭘했냐고 난 그 순간 비겁하게 말을 얼버무렸어요. 특유의 웃음으로 하지만 정말 그 순간은 저도 느꼈어요. 난 뭘했을까?말로만 늘 초등부를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서는 난 한게 아무것도 없음을 새삼 느끼고 내 자신의 위선을 다시 한번 느꼈죠.

하지만 정말로 초등부는 저의 생활의 반이었어요. 초등부는 저의 또 다른 가족이었죠. 정말 슬플거에요. 그런 가족들을 잃는 다는 것이

정말로 허무할거에요. 어쩜 하루종일 벽을 보며 멍하니 있을때도 있을거에요. 마치 사랑하는 연인에게 채인것처럼,그냥 마냥 그렇게 아무 생각도 없이 가만히 있을수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정말로 고마워요. 전 초등부를 하면서 너무도 많은 경험을 얻었어요. 어디서 해보겠어요. 캠프를 기획하고, 연극도 가르쳐 보고, 사람들 앞에서 레크도 지도해보고, 그리고 티없이 맑은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소리도 들어보고, 전 행복해요. 그런 좋은 추억들을 가지고 떠난다는 것이, 아직 큰카누나와 2월까지는 같이 하겠지만...

 

아! 암튼 천축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에요. 아무런 사고도 없이 끝나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진짜로 다행이죠.

다음에 다시 쓰겠지만 마지막으로

난 나의 가족들이 진심으로 잘되고 행복하길 빌어요.

지금의 가족 뿐만 아니라 나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옛날 가족들까지 모두다 아픈 마음이 아닌 행복한 마음으로 지낼수 있기를 바래요. 언제나 웃는 얼굴로 다시 볼수 있는 날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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