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이런 추억들 가지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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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희 [yeulim] 쪽지 캡슐

2000-10-07 ㅣ No.3554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지가 언제인가 싶게 벌써 가을로 접어 들었다.

나는 가을이면 생각나는것이 바로 가을 운동회이다.

초등학교 운동회 하던날

제일 먼저 아버지,엄마에게 용돈 타고,오빠와 동생,동네애들과 함께 머리에 백군,청군

머리띠 두르고 서로 내가 속한 군이 이겨야 한다며 학교 운동장으로 향해 간다.

운동장에는 만국기와 하얀줄이 그어져 있고,선생님들은 목에 호루라기를 차시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신다.장사하는 아저씨들은 이날이 대목인지라 일찌감치 오셔서 자리를 잡고

꼬마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다 끝내 놓고 계신다.

우리도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마음이 가 있었다.물론 저학년일때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고학년이 되면 눈치껏 대열에서 슬쩍 벗어나 먹는것과 뽑기하러 가는 재미가 여간 쏠쏠

하지가 않았다.연탄불 위에 국자 올려놓고 해먹는 찍기(별 모양이나 나비 모양을

그대로 띠면 한번 더 해준다는 말에 탄 용돈의 삼분의 일을 내주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그렇지만 그 누구도 한번 더한애는 없다.지금 생각하면 도박을 한 셈이다)

다음에는 풍선을 뽑으로 간다.그때도 나쁜짓인것을 알면서도 어린마음에 큰 풍선을

뽑기위해 아저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큰 풍선이 붙은 번호를 확인하고 뒤를 슬쩍

뒤집어 큰 풍선이 붙은 번호를 알아둔 다음 아저씨가 오시면 돈을 내고 미리 알아둔

번호를 뽑으면 백발백중,아저씨는 내가 한짓도모르고 재수가 억수로 좋다고 하며 풍선을 주신다.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좋다고 불어대다가들켜서 선생님한테 디지게 혼도 났지만,그래도몰래몰래 하는짓이 얼마나 스릴이 있고 재미가 있었던지 안해본 사람은

모르실 겁니다.그 밖에도 가을 운동회 하면 셀 수 없는 많은 추억들이 있지만

이만 간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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